마네킹이 되어버린 교사들에게

보육실이 전쟁터로 변한 적이 있다. 만 4세 남아의 거친 힘 앞에 또래 친구들은 물론 교사들조차 숨을 죽여야 했다. 아이는 교구를 내던지고 창틀 위를 날아다녔다. 교사가 아이를 안고 내리려는 순간, 얼굴을 할퀴는 폭력이 번갯불처럼 날아들었다. '아동학대'라는 굴레가 두려워 자기방어조차 포기한 채 교사는 그저 당하고만 있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학대를 당하지 않을 까 늘 염려하지만, 오히려 보육 현장에서는 이처럼 교사가 아이들에게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아무런 방어도 못 하는 마네킹처럼 말이다. 과연 이 기막힌 현실을 세상은 알아줄까.
교사는 왜, 언제부터 무력하게 멈추게 된 것일까. 어떤 부모는 아이 몸에 난 작은 상처를 두고 아동학대라며 CCTV를 보자고 원을 온통 헤집어 놓는다. 놀다가 부딪히고 긁혀서 생긴 작은 흔적에도 부모들은 혹시 아동학대가 아닐까 하는 눈초리를 보낸다. 아이들이 툭 던지는 한마디에도 의심의 날을 세워 확인하려 든다. 나중에는 진실이 밝혀질지언정 그 과정에서 교사의 자존감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간 몸짓이 학대로 오해받을 수 있기에, 교사들은 언제부턴가 마네킹처럼 되어간다.
스님만 보아도 옻이 오를까 두려운 교사들
오늘날 보육 교사들이 마주한 이 기막힌 현실 앞에, 연암 박지원 선생이 남긴 탄식이 떠오른다. 선생은 일찍이 한 번 옻에 걸려 고생한 사람은 머리 깎은 스님만 보아도 옻이 오를까 두려워한다고 했다. 지금의 교사들이 딱 그 격이다. 티끌만 보여도 돋보기를 들이대며 학대 프레임에 가두려 든다. 옻나무가 있는 산중의 스님을 피하려는 듯 교사들 또한 굳이 아이들과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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