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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농협의 지방이전,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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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업계를 둘러싸고 흘러나오는 소문들은 우려를 넘어 참담함을 안겨준다.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그리고 주요 계열사들의 구체적인 지방이전설이 특정 지역명과 함께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직 회장의 사법적 현안과 이전을 연계하려 한다는 거래설까지 공공연히 떠돈다. 이는 6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농협의 근간과 신뢰를 흔드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먼저 본질적인 의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정부와 정치권이 농협의 지방이전을 촉구하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략적 셈법이 작동한 결과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합당한 근거와 명확한 기대효과가 있다면, 마땅히 공식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들리는 이야기들은 농민조합원의 뜻과는 무관하게 물밑에서 진행되는 일방적인 구상에 가깝다.

분명히 해둘 점은 농협이 정부의 산하기관이나 정치권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농협은 200만 농민조합원이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려 일구어낸 자조적(自助的) 협동조합이다.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부 세력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이전 여부를 재단하려 드는 것은 협동조합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농협의 지방이전은 단순히 사무실 주소를 옮기는 행정적 문제가 아니다. 이전 과정에서 수반될 막대한 비용은 결국 농민조합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다. 금융과 유통의 중심지인 수도권을 이탈하면서 발생할 업무 효율성 저하, 전문 인력 유출,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는 장기적으로 농협 전체의 부실과 농가경제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다분하다. 이 같은 유·무형의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전을 강행해야 할 구체적인 실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진정 농협의 미래와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논의의 주체는 오직 하나, 농협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이어야 한다. 농민들의 자본과 헌신으로 성장한 조직의 운명을 외부의 정치적 논리로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 조합원의 총의를 모으는 민주적 절차와 투명한 소통이 선행되지 않은 이전 논의는 결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정치권과 정부는 농협을 정치적 치적 쌓기나 이해관계의 카드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지금은 벼랑 끝에 몰린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농민조합원의 자주적인 결정권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이전 압박을 지속한다면, 전국 200만 농민조합원과 농업계 전체의 강력한 반대와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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