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바꾼 드론 잡아라…방산공룡, 6조원 스타트업 투자판에 몰렸다
ONP 요약
세계 주요 방산업체들이 드론·자율시스템 등 현대전 기술에 대응해 41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벤처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전통적 대형 무기 체계에 의존하던 업체들이 스타트업에 사상 최대 규모를 투입한 사례다.
중도 성향:현대전 대응 — 전통적 무기 체계에 의존하던 업체들이 드론·자율시스템 등 현대전 기술에 대응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보수 성향:전략적 자립 — 전통적 무기 체계에 의존하던 업체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해 미래전 핵심 기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세계 최대 방산업체들이 올해 들어 방산 스타트업의 41억달러(약 6조원) 규모 벤처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군함 같은 대형 무기체계에 집중해온 업체들이 새로운 전장 기술에 일찍 접근하기 위해 벤처투자를 늘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딜룸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록히드마틴과 BAE시스템스 같은 대형 방산 주계약업체인 이른바 ‘프라임’이 참여한 벤처투자 라운드는 올해 들어 41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이들이 여러 투자자 중 하나로 참여한 각 투자 라운드의 전체 조달액을 합산한 금액으로, 이들 업체의 직접 투자액 합계는 아니다.
투자은행 PJT파트너스의 항공우주·방산 담당 파트너 그웬 빌론은 최근 분쟁을 통해 기존 무기체계와 판도를 바꾸는 신기술을 함께 운용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방산 대기업들이 신기술에 일찍 접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변화는 영국 런던 외곽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참가한 1636개 전시업체 가운데 절반이 방산업체였다. 전통적으로 민간 항공업체가 주도하던 행사에서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이다. 투자자와 은행 관계자 등 350개 기관 소속 650명 이상도 참가해 금융권 참석자 수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판버러에 방산업체와 투자자들이 몰린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달라진 무기 수요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최근 미국·이란 교전에서는 공중·해상 드론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방어체계의 활용이 두드러졌다. 각국 정부도 요격 미사일과 자율 드론처럼 빠르고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무기의 조달을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인수합병과 자금조달을 포함한 세계 방산 관련 거래액은 딜로직 집계로 400억달러(약 58조4000억원)를 넘어섰다. 현재 속도가 이어지면 2019년에 기록한 연간 최대치 59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별도로 딜룸이 집계한 방산·보안 스타트업의 전체 자금조달액은 398억달러였다. 딜로직 수치에는 인수합병과 자금조달이 모두 포함됐고, 딜룸 수치는 방산·보안 스타트업의 자금조달만 집계했다.
방산 대기업들은 인수합병과 스타트업 투자, 자체 연구개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전투기와 군함, 소형 화기 등 주력 시장에 집중하던 업체들이 기술개발과 의사결정이 빠른 스타트업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인수합병 경쟁이 치열해졌다. 프랑스 탈레스는 해양로봇·항법업체 엑세일 테크놀로지스의 기업가치를 39억유로(약 6조5000억원)로 평가한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록히드마틴은 사모펀드 어드벤트가 보유한 해군 기술업체 울트라 마리타임을 34억5000만달러(약 5조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두 거래는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스타트업 투자 라운드에서도 방산 대기업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독일 드론업체 퀀텀시스템스는 이달 에어버스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12억달러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8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영국 해양 방산업체 크라켄 테크놀로지도 지난 9일 라인메탈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1억7500만달러를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유니콘 기준선인 10억달러로 평가됐다.
외부 기술 확보와 함께 자체 연구개발비도 늘리고 있다.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는 민간 사업 비중이 큰 에어버스와 보잉을 제외한 세계 13개 대형 방산업체의 자체 연구개발비가 2026년 116억달러로, 2021년보다 25%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벤처펀드와 사내 벤처투자 조직도 키우고 있다. BAE시스템스는 유럽에서 방산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레이크스타와 익스페디션스가 운용하는 펀드 2곳에 5000만유로를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록히드마틴은 영국과 유럽의 방산 스타트업에 최소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자사 벤처투자 조직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도 4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확대했다.
프랭크 세인트존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는 유럽 방산기술 분야에 “아직 활용되지 않은 역량이 있다”며 투자한 뒤 어떤 성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투자한 스타트업을 자사 기술진과 연결해 이들의 기술을 자사 제품군에 접목할 방안도 찾고 있다.
안드레아스 라이네케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 방산 디지털·사이버 영업 책임자는 급변하는 전장 기술에 대응하려면 의사결정과 개발 속도가 빠른 중소 기술기업들과 실효성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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