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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삶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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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삶을 묻다

지난 2026년 6월 12일,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장공관에서 생태문명원과 지구시민학교 '공존'이 주관한 '생태적 세계를 향한 세 걸음' 행사가 열렸다. 그 첫걸음의 자리에서 '청년의 삶과 경제'를 주제로, 전환기 청년의 경제적 현실과 대안 모색에 대해 발제를 진행했다. 독립활동연구자로서 이 자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화두는 바로 '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삶'이었다.

시민사회, 마을 공동체, 진보정치, 노동, 사회적 경제 현장에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만들고, 기둥을 세우는 이들을 우리는 활동가라 부른다. 그러나 세상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일상은 정작 지속가능하지 않다. 만성적인 적자와 날이 갈수록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채무조정을 고민하거나 현장을 떠나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이는 활동가 개인이 재무 관리에 무능하거나 씀씀이가 헤퍼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애초에 돈을 벌고 쓰는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연대로 벌어서 시장에서 소비하는 역설

활동가들의 통장이 비어가는 핵심적인 이유는 소득과 지출의 '문법'이 다르다는 데 있다. 활동가의 급여는 이윤을 창출해 배당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돈이 아니다. 시민들이 뜻을 모아 낸 회비와 후원금, 즉 '연대와 호혜'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반면 이들이 매달 감당해야 하는 생활은 만만하지 않다. 치솟는 월세, 은행 대출 이자, 나날이 오르는 물가 등 활동가들이 마주하는 지출의 명세서는 철저하게 자본주의 시장의 가격표를 따른다.

비시장적인(연대) 방식으로 벌어, 시장(자본주의)의 청구서를 감당해야 하는 이 구조적 불일치가 필연적으로 빚을 만들어낸다. 당장 시민단체의 재정을 영리 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지출을 줄이라며 활동가에게 궁핍을 강요하는 것만으로는 이 한계 상황을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

시장 밖의 상상력, '다원적 경제'가 필요하다

경제인류학자 칼 폴라니(Karl Polanyi)는 인간의 노동과 삶을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에만 내맡기는 자본주의의 흐름을 '허구적 상품화'라 명명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장은 활동가가 땀 흘려 창출하는 사회적·공익적 가치에 제대로 된 시장 가격을 매기지 않는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시장 가치로 환산되지 않는 노동을 수행하는 활동가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폴라니의 통찰처럼, 인류의 경제 활동은 단순히 시장에서의 교환(Market Exchange)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국가의 세금과 제도를 통한 '재분배(Redistribution)', 사회적 연대와 관계망을 통한 '호혜성(Reciprocity)', 그리고 스스로 생산하고 돌보는 '가정 관리 및 자급(Householding)'이라는 다양한 원리를 결합하여 삶을 지탱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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