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결실...'내란 심판' 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국민주권 정부' 출범 1년을 맞았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못 박고 있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모든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다.
새삼스럽게 '국민주권 정부'를 꺼내 든 이유를 모르진 않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3 내란을 주권자인 국민의 힘으로 막아내고 주권자인 국민이 다시 세운 정부라는 뜻을 담고 싶었을 터다. 아울러 국민을 나라의 주인으로 섬기며 주권자의 뜻을 국정에 담아내겠다는 의지도 함께.
이른바 '빛의 혁명'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치르는 첫 선거여서일까, 이번 지방선거를 12·3 내란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라 여기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이번 선거는 비상계엄을 일으킨 정치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주장에 공감하느냐는 물음에 55%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3000명에게 물은 조사).¹
대통령이나 고위 관료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다시는 정부와 국회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국민주권의 가치, 민주주의의 원칙이 위태로워지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 3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우리들의 삶터라 할 수 있는 3551개 읍·면·동에서 '주민자치'를 실현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 뒤 처음 치르는 지방선거이기도 하다. '국민주권'이라는 큰 원칙을 우리들이 살아가는 저마다의 삶의 터전에서 '주민자치'라는 원리로 실현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뽑는 선거라는 뜻이다.
'주민자치'의 원년으로 기록될 2026년
우리나라는 '제도적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고는 하나, 읍·면·동의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자치의 눈으로 보자면 아직 가야 할 길이 한참 멀다. 우리 헌법(117조)은 '①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자치의 권한을 오로지 '지방자치단체(장)'에만 부여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는 사실상 단체장과 공무원에 의한 자치일 뿐 주민의 자치는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실질적인 주민자치를 가능케 할 생활 단위라 할 읍·면·동은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군사정부가 법인격마저 해체하는 바람에 60년 넘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말단 행정 단위로만 머물러 있다. 저마다의 읍·면·동 처지에 맞는 혁신적 정책을 도입하거나 예산을 편성할 권한도 없다.
그러다 보니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지방의원에 이어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장도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읍·면·동 주민으로서 느끼는 '자치'의 효능감은 낮을 수밖에 없다.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지방선거 때 말고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마땅치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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