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디" 시골 마을에서도 감지된 월드컵 이상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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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이토록 허탈하고 씁쓸할 수가... 더구나 우리 시골 마을의 월드컵 단체 응원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지역 방송사의 카메라와 기자가 대전에서 일부러 찾아와 대기 중이었다. 승리의 순간, 마을 사람들의 표정을 담기 위해 카메라가 돌아가는 중이었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응원 문화가 작은 시골 마을 공동체까지 미치는 효과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 작은 시골 마을이 바로 우리 마을이었다.
지난 19일,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북중미 월드컵 경기를 마을 문화센터에 모여 부여 충화면 마을 주민들이 함께 응원했다는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올렸다(관련 기사 : "축구공 감투네 그랴!" 조용한 시골 마을이 들썩인 이유). 기사가 나간 후 그 다음 주인 지난 6월 25일에 치러진 남아공 전에 대전의 한 방송사 저녁 뉴스 프로그램에서 우리 마을의 응원전을 취재하러 나왔다.
싸늘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마을에서는 우리 마을이 TV 뉴스에 나온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논에서 늦은 모를 심다가 장화 바람으로 월드컵 경기를 보러 온 농부들도 있었고, 90세가 넘은 고령의 어르신도 응원하러 나왔다. 우리는 온 국민이 '월드컵 앓이'를 하게 했던 2002년을 마을에 다시 한번 소환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체육관 안에는 지난 멕시코 전과는 다른 생기가 넘쳤다. 응원 소리도 한층 높았다. 월드컵을 계기로 외부의 새로운 자극이 한적한 시골 마을에 활력을 돌게 했다. 새롭고 신나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시골 마을에 월드컵 응원은 활력소로 작용했다. 덩달아 마을 사람들도 신이 났다. 요즘 말로 우리 마을이 '월드컵 응원 맛집'으로 소문나기를 기대하며 들떠 있었다.
우리 월드컵 전사들이 적어도 16강까지는 무사히 진입할 만큼의 실력이 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막상 남아공을 상대로 경기가 시작되자, 그런 믿음과는 다른 장면이 더 많이 보여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AI도 우리가 이긴다고 했는디..."
"이거 어째 불안한디."
경기가 진행될수록 싸늘한 불안감이 엄습했다.축구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이들이 보기에도 우리 선수들은 몸이 무거워 보였고, 전략도 없이 우왕좌왕 간신히 방어만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체육관에 모인 우리 마을 사람들의 응원하던 목소리가 점점 잦아들었다. 점점 말보다 한숨 쉬는 소리만 들려왔다. 남아공에게 한 골을 빼앗긴 후에는 얼음물 한 바가지를 끼얹은 것처럼 분위기가 얼어갔다. 패색이 짙어지자 미리 자리를 뜨는 사람도 보였다. 멕시코 전처럼 '졌지만 괜찮다'는 말은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을 때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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