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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을 보았는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376〉
동아일보
![여름꽃을 보았는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376〉](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7/09/134271196.1.jpg)
여름 가지는 이미 짙은 푸름, 붉은 꽃받침은 선명히 달려 있다.한낮의 햇살은 이글이글, 꽃빛은 타오르는 불길 같구나.바람에 뒤채어 잠시 어지럽더니, 물에 비치자 다시 곱게 빛난다.돌아와 창가의 글자를 보아도, 눈앞엔 아직 환한 빛이 가득하네.(夏絛綠已密, 朱萼綴明鮮. 炎炎日正午, 灼灼火俱燃.翻風適自亂, 照水復成姸. 歸視窓間字, 熒煌滿眼前.) ―‘여름꽃 환하게 피다(하화명·夏花明)’ 위응물(韋應物·약 737∼791)봄꽃만 꽃인 줄 알면 여름꽃이 섭섭하다.
봄꽃은 늘 환대받지만, 여름꽃은 더위와 땀에 밀려 자주 잊힌다.
위응물은 달랐다.
그는 한낮의 꽃에서 여름꽃의 당당한 빛을 보았다.
짙은 녹음 사이에 붉은 꽃이 박혀 있다.
푸른빛이 깊을수록 붉은빛은 더 선명하다.
한낮에도 꽃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불붙은 듯 피어난다.
바람에 꽃잎은 흐트러지지만, 물에 비치면 그 흔들림마저 풍경이 된다.
명나라 왕양명(王陽明)은 꽃을 보지 않을 때는 꽃이 나와 함께 적막 속에 있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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