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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을 잡고 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책

오마이뉴스
아이 손을 잡고 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책

책을 받아 들고 본문을 펼치기도 전에 한참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 있다. 오희승의 <나를 지키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갑니다>(2026년 7월 출간)가 그렇다. 은은한 분홍빛 표지 한가운데 고전적인 액자 모양의 창이 뚫려 있고, 그 안에 흰 꽃 한 송이가 그림처럼 피어 있다. 표지가 미술관의 벽이라면 액자 속 꽃은 그곳에 걸린 작품이다.

액자 속 흰 꽃은 따로 떼어 책갈피로 쓸 수 있다. 표지에 꽂아두면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책 사이에 꽂으면 읽던 자리를 지켜준다. 참 신기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미술을 다룬 책답게 표지부터 보는 즐거움을 준다.

제목도 심상치 않다. '미술관에 간다'가 아니라 '나를 지키고 싶을 때 간다'고 했다. 저자에게 미술관은 교양을 쌓는 곳이 아니라 힘든 날 찾아가 숨을 고르는 장소였다. 이 책은 '지키고 싶은 세계', '인생의 여름', '사랑은 머무는 법을 안다', '나를 채우는 미세한 숨결'이라는 네 부분에 걸쳐 28점의 그림을 소개한다.

이 책과 나의 만남에는 운명 같은 데가 있다. 요즘 나는 넷플릭스에서 <초원의 집>을 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첫 글에 등장하는 그림이 제시 윌콕스 스미스의 <아침>이다. 저자는 그림 속 아이가 앉아 있는 앤티크 패브릭 소파에서 <초원의 집>을 떠올렸다고 쓴다.

내가 매일 밤 화면으로 만나던 정서를 저자는 한 세기 전 그림 속 소파에서 발견하고 있었다. 이 우연 앞에서 나는 이 책이 나를 위해 준비된 책이라는 즐거운 착각에 빠졌다. <아침>을 즐기는 데는 미술 지식이 필요 없다. 그림을 바라보고 저자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책이 말하는 '쉼이 되는 그림'이 무엇인지 첫 글부터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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