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일고에 '스타벅스 가야지' 조롱한 서울 배재고... 고교야구 경기 논란

이 뉴스, 어떠셨어요?
한 번의 탭으로 반응을 남겨요 · 로그인 불필요
고교야구 선수들이 상대 팀의 연고지와 관련된 뼈아픈 역사적 상처를 조롱하는 듯한 응원가를 불러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학생 선수들의 일탈을 넘어, 이를 통제해야 할 지도자들의 방관까지 겹치며 청소년 스포츠계의 윤리 의식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는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맞붙은 두 학교는 서울 배재고등학교와 광주 제일고등학교였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열정은 뜨거웠고,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었다. 배재고는 2회 초 공격에서 먼저 2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선발 투수진의 호투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6회 초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6대 0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반격에 나선 제일고가 6회 말 공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2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는 결국 배재고가 7대 2로 승리를 거두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다.
율동까지 섞어가며 "스타벅스 가야지"... 상대 코치 항의에 그제서야 멈춰
문제의 장면은 경기의 승패가 어느 정도 기울어진 8회 초, 6대 2로 배재고가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그라운드 밖 덕아웃에 머물며 경기를 지켜보던 배재고 선수들이 돌연 단체로 기이한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야구 경기나 자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덕아웃 안에서 단체로 율동까지 곁들여가며 해당 응원가를 큰 목소리로 계속해서 제창했다. 야구장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뜬금없는 응원가의 배경에는 매우 악의적인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지난달 18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른바 '탱크데이 이벤트'라는 명칭의 프로모션을 발표해 전국적인 공분을 산 바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피 흘린 광주 시민들의 희생을 기려야 할 엄숙한 날에, 당시의 군사 진압을 연상케 하는 '탱크'라는 단어를 사용한 마케팅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지역 비하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해당 기업이 결국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고개를 숙인 지 불과 한 달 조금 넘은 시점에서, 광주 지역을 연고로 하는 제일고 선수들을 상대로 '스타벅스'를 운운하며 노래를 부른 행위는 상대의 역사적 상처를 들쑤시고 조롱하려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전체 내용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