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자전거에 오른 사람들, 이유가 있습니다

영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영국의 심장 런던의 거리 한복판에서 수백 명이 자전거를 탄 채 질주하는 신기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들은 헬멧과 운동화는 신었지만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였다. 당당하게 페달을 밟는 이들의 얼굴에는 부끄러움 대신 장난기 가득한 미소와 자유로움이 넘쳤다.
이 기상천외한 행렬의 정체는 바로 매년 6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세계 알몸 자전거 대회(World Naked Bike Ride, WNBR)'이다. "Bare as you dare(용기가 나는 만큼 벗어라)"라는 슬로건 아래,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친환경 교통 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하자는 평화적 시위다. 더 나아가 자동차 중심의 도로 매연 속에서 자전거 운전자들이 얼마나 무방비하고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을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고 한다.
이 행렬이 진짜 던지는 메시지와 철학은 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국 같았으면 당장 민원이 폭주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곳 런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이를 보며 얼굴을 붉히기보다 환호성을 지르고 손을 흔들며 유쾌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민망함'이라는 장벽을 '삶의 유머'로 뛰어넘는 순간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행사를 보며 "저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저 관심을 끌기 위한 기행일 뿐"이라며 혀를 찰지도 모른다. 하지만 런던의 거리를 메운 저 당당한 알몸의 라이더들을 보고 있자면, 문득 우리가 너무 많은 격식과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문하게 된다. 그저 길 가던 이들에게 한바탕 크게 웃을 수 있는 재미난 경험을 선물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들의 '유쾌한 반란'은 충분히 제 몫을 다한 게 아닐까. 삶을 너무 진지하게만 바라보지 않는 것, 때로는 온몸으로 유머를 표현할 줄 아는 자유분방한 런던이 주는 매력이다. ...
이 뉴스, 독자들은 어떻게 느꼈나요?
첫 반응을 남겨보세요로그인하면 감정 반응에 참여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