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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보호의 시대... 거제 콩잎과 어머니 수박이 일깨운 교육

오마이뉴스

34년 동안 직업교육 현장에 몸담아 오면서, 요즘 아이들과 교육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 한구석에 묵직하게 남는 질문이 하나 있다.

​"우리는 혹시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거름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나친 풍요와 촘촘한 보호망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시련을 견디며 단단해질 기회를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답답함에 대한 뜻밖의 해답을 얻은 곳은 거제의 한 작은 식당이었다.

"거름이 많으면 알맹이가 안 차요"... 식당 이모님의 일침

​구미, 거제, 창원, 부산으로 이어지는 출장길이었다. 먼저 구미의 로봇직업혁신센터에서 교육받는 우리 학교 아이들을 격려하고, 거제로 향했다. 거제 출장 하루 앞둔 저녁, 조선소에서 평생을 보낸 오랜 친구를 만났다. 예순의 나이, 거친 노동에 검게 그을리고 얄팍해진 얼굴이었다.

​몇십 년간 거친 조선소 현장에서 홀로 세월을 버텨온 친구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마주 앉아 늦은 밤까지 말없이 술잔을 비웠다. 그 적막을 깨고 친구가 꺼낸 추억은 초등학교 시절 도시락 반찬이었던 '콩잎 장아찌'였다. 어른이 되어 마트에서 사다 먹어봤지만 옛날 그 맛이 나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그 반찬은 어느새 우리 둘 모두에게 고향과 유년을 부르는 비밀 암호가 되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해장을 위해 바닷가 부근 식당을 찾았다. 친구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간밤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갔다. 옛 맛을 잃어버린 콩잎처럼, 자신도 무언가를 잃어버린 채 여기까지 왔다는 듯한 쓸쓸한 말투였다.

​그 말을 가만히 듣던 식당 이모님이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콩이라는 작물이 가진 뜻밖의 이치를 들려주었다.

​"콩은 거름이 너무 많으면 잎만 무성해지고 알맹이가 안 차요. 가장 척박한 땅에서 그 힘든 계절을 견뎌내야 비로소 단단하고 옹골찬 알을 만드는 법이지."

​이모님의 담담한 한마디가 가슴을 쿵 하고 쳤다. 밤새 소주로 속을 달래던 친구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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