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돌아온 지상파 성교육 "최고의 가이드북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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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EBS에서 성교육 프로그램 <부모의 첫 성교육>이 방송을 시작했다. <부모의 첫 성교육>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성교육의 순간을 함께 고민하고, 전문가들의 정확한 해설을 통해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성장의 대화'로 바꿔가는 프로그램이다. 샘해밍턴, 가수 이지혜가 패널로 출연한다.
<부모의 첫 성교육>이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EBS 사옥에서 심예원 CP와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카이'의 최홍석 PD를 만났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3월부터 <부모의 첫 성교육>이란 프로그램을 시작하셨어요.
심예원 CP(이하 심): "저희 방송이 3월 30일에 시작해서 3개월째예요. 기본적으로 스튜디오 좌담 프로그램인데, 사실 성교육이라는 소재를 지상파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게 20여 년 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작사와 저희가 오랜만에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실질적인 성교육에 도움이 되고, 부모님이 아이와 잘 소통하며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만드는 토대가 되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서 기획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파일럿을 제작해 올해 2월 특집으로 방송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정규 편성됐습니다."
- 지상파에서 정규방송으로 편성해 진행한 성교육 프로그램은 MBC <구성애의 성교육>(1998년) 이후 28년 만인데요. 그동안은 왜 없었을까요?
최홍석 PD(이하 최): "지금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 대상 성교육을 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교육이라기보다 의무적으로 시간을 채우는 식인 경우가 많아요. 그전에 있었던 프로그램들도 대부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들이었고요. 저희는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에 앞서 어른들이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거예요."
- 이 프로그램을 하기 전 성 교육에 대한 생각은 어땠나요?
최: "생각해 보면 어릴 때 구성애 선생님이 학교에 오셔서 한 번 뵀던 것 같은데, 수업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요. 솔직히 친구에게 듣거나 한 것밖에 없고, 그때 학교에서 받았던 건 거의 낙태 비디오였어요.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는 건 좋은데 실질적인 도움은 별로 안 됐다는 느낌이 들어요."
심: "저는 70년대 초반생이라 나이가 좀 있어요. 사회생활을 해보니 성교육이라는 게 단순히 생물학적 성장에 관한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엔 남자도 여자도 있고,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되고, 성적인 부분의 다름도 인정해야 하는 문제더라고요. 요즘은 딸들을 '알파걸'로 키우면서 남녀 차이가 점점 없어지는 시대잖아요. 그런 흐름에 맞춰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인식이나 몸의 변화가 건강한 신호라는 걸 알려주고, 고민되는 부분을 부모와 상의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아이들이 자라는 데 큰 버팀목이 될 텐데요. 제가 자랄 때만 해도 그런 교육이 별로 없었고, 쉬쉬하거나 고정관념이 강했던 것 같아요."
- 아무래도 유교 문화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심: "맞아요. 그래서 저희도 방송에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요. MC 중 한 분인 샘 해밍턴씨가 실제로 아들 둘을 둔 아빠인데, 한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본인은 호주에서 자랐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호주와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딱딱하게 표로 '이렇게 다릅니다'라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본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은 이런 부분이 독특하더라'라고 자연스럽게 풀어주니까 저희로선 MC들에게 고마운 부분이 있어요."
- 프로그램 콘셉트는 어떻게 잡은 건가요?
최: "저희는 조금 무겁게 가지 말자, 성교육이지만 수위를 너무 높이지 않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유쾌하게 풀어나가자는 걸 메인 콘셉트로 잡았어요. 대신 정보는 정확하게 주고, 가정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팁을 드리자고 했고요. 그러다 보니 영유아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다뤘고,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수위를 낮춘 경향이 있었습니다."
"성 관련 얘기 불편해 하는 시청자 있을 수도..."
- 방송 시간이 월요일 밤 10시 50분이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심: "저희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와 VCR 인서트가 몇 개 들어가는 종합 구성인데, 솔직히 이런 프로그램은 연령 등급을 따로 매기지 않아요. 그래서 고민이 됐던 게, 아까 최 팀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유치원부터 초등 고학년까지가 메인 시청 대상이고 그 부모님들이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인 톤은 밝고 건강하고 쾌활하게 가져가지만, 내용상 성과 관련해서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들도 있어요. 그런 걸 10시 이전에 방송하면 성 관련 얘기를 불편해 하는 시청자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편성팀과 고민한 끝에 10시 이후가 좋겠다고 판단해서 10시 50분으로 편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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