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음마다 느껴지는 소설 <태백산맥> 속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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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태백산맥> 따라 벌교 여행, 여기서 예습하면 좋습니다]
나는 벌교천을 따라 홍교를 들렀다. 벌교에 있는 홍교는 국가유산인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다리 밑이 반원형인 다리를 홍교(虹橋), 아치교 또는 무지개다리라고 부른다. 벌교에서는 다리 이름 자체도 홍교로 지었다. 벌교도 뗏목다리라는 뜻의 보통명사이다. 이것도 지명 이름인 고유명사가 되었다. 원래 벌교천에 뗏목다리를 만들었으나, 수해에 의해 자주 파손되었다.
조선 영조 5년(1729)에 선암사의 승려가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선암사에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인 승선교가 있다. 벌교에서 홍교는 상징이면서 근원이 되는 장소이다. 소설 <태백산맥> 속에서는 염상진 세력들이 지주들의 쌀을 빼앗아 소작인들에게 설을 잘 보내라는 격문과 함께 홍교에 놓아둔다. 벽초 홍명희가 쓴 소설 <임꺽정>에서나 나올 만한 장면이다.
벌교에서 소화다리도 유명하다. 1931년 다리가 만들어졌던 때가 일본 연호로 소화(昭和) 6년이었는데, 주민들이 소화다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소설에 무당으로 나오는 소화는 흰꽃을 뜻한다. 사전 지식이 없으면, 무당 소화에서 다리 이름을 가져왔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이곳 다리 밑에서 좌우익 세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무당 소화가 굿을 통해서 억울한 영혼을 달래주니, 소화다리와 무당 소화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화다리의 공식 명칭은 부용교이다.
벌교에서 식사로는 꼬막비빔밥을 먹었다. 우리나라 문학작품의 음식 중 벌교꼬막만큼 유명한 것이 없을 것이다. 순천 사람들은 원래 순천만에서 채취되는 꼬막이 더욱 유명한데, <태백산맥> 때문에 꼬막의 원조를 벌교에 빼앗겼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다른 지역의 꼬막전문점 중 가장 많은 이름이 벌교꼬막일 것이다. <태백산맥>에서는 꼬막의 맛을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내가 꼬막을 제대로 먹어본 곳은 순천이다. 내가 느낀 꼬막의 맛은 '물컹한 식감에 알싸한 맛이 나면서도 비릿한 내음'이었다. 원래 나는 조개류 음식을 좋아한다. 그러니 꼬막도 좋아할 수밖에 없다. 꼬막의 제철은 늦가을부터이니 시기는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꼬막무침회는 군침이 돌았다. 꼬막비빔밥을 주문했는데, 참기름과 김이 들어간 대접에 꼬막무침회, 꼬막이 듬뿍 들어간 된장국, 간장에 조린 꼬막 등 그야말로 제대로 꼬막의 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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