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사회적대화 시동…"경사노위 아닌 새 교섭기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는 별도의 새로운 사회적 교섭기구 구성을 추진한다.
1999년 노사정위원회(경사노위 전신) 탈퇴 이후 27년 만의 사회적 대화 복귀 시도지만,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아 실제 성사 여부는 다음 달 중앙집행위원회 재논의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3일 서울 정동 회의실에서 제9차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교섭 논의 건'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에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 경사노위가 노동계 양보만 이끌어내며 정부 정책을 추인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게 이유다.
그 대신 민주노총은 새로운 사회적 교섭기구를 정부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새 기구의 핵심은 의사결정 구조다. 정부가 제시한 의제를 일정 기간 논의한 뒤 표결로 결론을 내는 현행 경사노위 방식과 달리, 표결 절차 없이 참여 주체들의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보장하는 합의제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일방적 결정과 '거수기 전락'을 막기 위한 장치다.
참여 주체도 달라진다. 민주노총 중앙조직이 대표로 참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산별노조와 연맹이 업종별 사회적 대화에 직접 참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노총은 이를 통해 당면한 업종별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산별교섭과 초기업교섭의 전망을 세우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업별 교섭 틀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던 사용자 측을 논의의 장으로 직접 끌어내 기업별 교섭의 한계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고용노동부와 양대 노총 간 노정협의를 비롯해 생활폐기물 분야 노정협의,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 등에서는 이미 산별노조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의 사회적 대화가 운영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새로운 사회적 대화 모델을 꺼내든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에너지 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되는데도 노동계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AI전략위원회, 메가 프로젝트 등 시대 전환의 방향을 좌우할 굵직한 정책들이 노동계 참여 없이 논의·결정되고 있다며, "정부의 일방통행식 독주가 아닌 노동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담아낼 사회적 대화 기구 마련이 절박하다"고 진단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월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배경에 공감을 표하면서 "대화를 일상적·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합리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실제 새 교섭기구 추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전날 중집 논의에서는 찬반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 측에서는 '논의할 안건이 제시되지 않았다', '우리 내부 준비가 안 됐다', '노동탄압을 자행하는 정부와 논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공운수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의 반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조합원 현장토론과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다음달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최종적으로 대의원대회 추인을 받는다는 계획이지만, 내부 이견이 커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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