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피하려 선심 쓰듯 "한 달 쉬고 다시 보자"... 기간제 노동자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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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의 무리한 연장근무 요구에 15시간을 내리 일하고도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한다. 주 7일 근무, 잦은 야근에 동료들이 쓰러져 나가지만 사측에 항의할 수가 없다. 이들은 기간제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회사에 불평을 이야기하고 싶어도 인사고과에 트집을 잡아 재계약을 맺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다른 사례를 들여다보자. 한 노동자는 동일한 사업장에서 2년째 일을 하고 있다. 매일 같은 장소로 출근하고 일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10개월짜리 계약직이다. 퇴직금은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업주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0개월짜리 근무 계약을 맺고 선심 쓰듯 "한 달 쉬고 다시 보자"라고 한다. 퇴직 후 1개월의 강제 휴무 기간을 거친 후 다시 그 사업장으로 돌아간다. '이게 맞나?' 의문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항의하기 시작하면 사측은 '재계약을 해주지 않겠다'며 협박한다.
기간제 노동자의 삶이란 부당함이 일상인 일터에 적응해 가는 과정과도 같았다. 이들이 노동 조건을 바꿔보겠다고, 휴게시간, 근로 시간 준수,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하자 사측은 '경영상의 어려움', '업무 태만' 등 적절한 핑계를 만들어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당사자들에게 부당함에 맞서는 일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고, 자신의 삶을 흔드는 일과 같다. 사측은 계약 만료라는 무기로 이들의 생계를 단절시킬 수 있다. 오랜 시간 부당해고에 맞서고, 복직을 이뤄내더라도 결국 그 가해자들과 일을 계속해야 한다.
청주노동인권센터를 찾아온 기간제 노동자는 대부분 퇴직 후에 상담을 요청했다. 이미 체념에 익숙해진 이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도 두렵지만, 사측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더 크다. 그럼에도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아직 회사에 남아 있는 동료들이 이전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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