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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49〉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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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까지 뻗어 있는 바람의 리듬을 기억하세요경쾌하게 무겁게 고통은당신의 눈을 두드려댑니다그런데 당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아까부터 당신은 그걸 느꼈지요가로수들은 스스럼없이 새로 틔운망각의 잎사귀를 흔듭니다세상은 초현실적인문장처럼 눈부시고 어둡습니다(중략)길 끝까지 뻗어 있는바람의 리듬을 기억하세요나의 목소리를 기억하세요당신의 허공 위로 퍼지는이 푸른 균열의 언어를기억하세요 ―서대경(1976∼)이렇게 사는 게 맞나, 손톱을 깨물며 먼 산을 바라보게 되는 날이 있다.
스스로 선택한 삶이 아닌 것 같고 낯선 세상에 모호한 존재로 불시착한 것처럼 느껴져 초조하다.
그럴 때 이 문장을 소리 내어 발음해 보자.
“길 끝까지 뻗어 있는 바람의 리듬을 기억하세요.” 지금의 삶이 불만족스러운 건 내가 나를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본래 모습을 잃고, 혹은 잊고 살아가는 이에게 이 시는 주술처럼 읽힌다.
이 시는 ‘목소리’를 기억해 보라고 권하는 목소리다.
노래를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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