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때문에…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64% 급감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미·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6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112억8106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10억1335만 달러)보다 64% 감소한 수치다.
중동과 유럽지역에서 수주액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주액도 타격을 받았다.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 수주액은 올해 상반기 12억7179만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55억7483만 달러) 대비 77.2% 줄었다. 유럽 역시 같은 기간 196억8278만 달러에서 4억822만 달러로 97.9%나 하락했다.
중동 시장 영업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뒤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달 양국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이후에도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합의는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플랜트 사업은 개별 프로젝트의 규모가 매우 커 전체 수주액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데, 지정학적 위기로 업체들이 현지에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수주액이 대폭 감소한 것은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을 수주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수주 규모가 187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반면 태평양·북미 지역은 올해 상반기 72억4567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27억3401만 달러) 대비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 수주액 하락을 일부 방어했다. 아시아 지역은 19억3189만 달러로 작년(20억9017만 달러)과 비교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플랜트) 수주액이 84억7414만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75.1%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어 건축과 토목 부문이 각각 15억3130만 달러, 4억7946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해외건설 사업은 하반기에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대안 시장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수주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향후 종전이 선언돼 영업 활동이 재개되더라도 실제 계약으로 결실을 맺기까지는 이어지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예년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은 최근 5년간 매년 300억 달러 안팎을 유지해 왔다. 2020년 351억 달러,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 2023년 333억 달러, 2024년 37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원전 수주 등에 힘입어 470억 달러선까지 올라선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당초 예년 수준의 실적 달성이 예상됐지만 뜻하지 않은 악재로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전쟁이 완전히 끝나면 사정이 나아질 수 있겠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고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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