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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오십'인 내가 받아 든 가장 정직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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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도 빠지고 군살도 없어진 것 같아."
아내에게 이런 칭찬을 들은 게 대체 몇 년 만인지요. 쑥스러운 척 "그래?" 하고 무심히 넘겼지만, 속으로는 그날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퇴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제 실루엣을 슬쩍 확인했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친 뒤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거울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수영장 탈의실에서 다시 또 혼자 복근에 힘을 줘봤습니다. 분명 뭔가 좋아지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출근길 정장 바지 허리춤이 기분 좋게 헐렁해졌고, 벨트 칸수는 어느 날 조용히 안쪽으로 한 칸 이동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흐물거리던 밀가루 반죽 같던 몸뚱이 위로, 희미하게나마 단단한 각도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변화냐고요? 솔직히 아마 아닐 겁니다. 하지만 오래된 재킷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지폐를 발견한 것 같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 선물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짜릿한 성취감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모두 수영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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