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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텃밭에서 목격한 생명의 바통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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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텃밭에서 목격한 생명의 바통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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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당근꽃 보신 적 있나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며칠째 이웃집 텃밭 한구석에 피어난 당근꽃을 쳐다본다. 참 신기하게도 같은 꽃이건만 볼 때마다 그 느낌이 매번 다르다. 사실 뿌리를 수확해 먹으려고 심은 당근인데, 어쩌다 보니 때를 놓쳐 꽃이 피도록 가만히 두게 되었단다.​​

주인장의 너그러움이 만들어낸 이 하얀 꽃밭이 볼수록 참 매력적이다.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순리 속에, 새로 핀 꽃송이는 눈이 부시도록 하얗다. 반면 며칠 전 먼저 피어난 꽃들은 어느새 철이 지나 까뭇까뭇하게 변해가고 있다. 하얀 첫 꽃의 설렘과 묵은 꽃의 덤덤함이 한 줄기 안에서 교차하는 풍경이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니 붕붕거리며 벌들이 먼저 날아든다. 그런데 그 곁에 웬 낯선 녀석들이 눈에 띈다. 생김새를 보니 분명 노린재 무리인 듯한데, 평소 텃밭에서 보며 눈총을 주던 칙칙한 갈색 노린재와는 생판 딴판이다. 게다가 두 마리가 꽁무니를 맞대고 짝짓기에 여념 없다. ​곤충들의 사랑 방식도 저마다 다르다. 방아깨비는 수컷이 암컷의 등에 올라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짝짓기를 하고, 잠자리는 공중에서 하트 모양을 만들 듯 몸을 연결한다.​

그런데 이 녀석들의 사랑법은 조금 독특하다. 처음에는 붙어 있다가도 이내 몸을 돌려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본 채 꽁무니만 이어진 모습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다. 마치 "당신은 저쪽을 보고, 나는 이쪽을 볼 테니 사랑만은 놓지 말자"는 약속이라도 한 듯하다.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곤충 세계에서는 다른 수컷이 가로채지 못하도록 짝짓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암컷 곁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몇 시간, 길게는 종일 이어지는 이 긴 시간은 종족을 이어가기 위한 치열한 생명의 전략인 셈이다.

​신기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꺼내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처음에는 '이태리노린재'라는 이국적인 이름이 검색되어 물 건너온 외래종인가 싶어 깜짝 놀랐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다리 색이 온통 새까만 것이, 우리 땅에서 오래 살아온 토종 '홍줄노린재'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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