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독재 선언에도 美, 쿠바·베네수처럼 초강경 카드 안 꺼내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니카라과에서 장기 집권을 이어온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선거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제사회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오르테가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베네수엘라와 달리 곧 강경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오르테가 대통령과 니카라과의 공동 대통령인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는 저자세를 유지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펼친 직후 니카라과 정부는 미국에 대한 양보로 해석될 수 있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이 석방을 요구한 수십 명의 수감자를 풀어줬고, 쿠바인들에 대한 무비자 입국 혜택을 철회하고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했다. 니카라과는 쿠바인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대통령을 체포하고 그를 미국으로 송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하며 이란과의 군사 분쟁이 마무리되면 다음 차례는 쿠바가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미국은 지난 4월 니카라과 고위 관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재를 가했고, 최근에는 오르테가 대통령 아들 두 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오르테가 대통령이 선거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비난했지만, 쿠바의 경우처럼 '정권 교체'를 언급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
캘리포니아 대학 글로벌학과 카이 탈러 교수는 "마코 루비오에게 쿠바는 (외교적으로) 니카라과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며 "게다가 니카라과에는 베네수엘라와 같은 천연자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이점은 니카라과는 한 가문이 통치하고 있고,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후 권력을 계승한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처럼 명확한 후계자가 니카라과에 없다는 점을 꼽았다.
2007년부터 장기 집권을 이어온 오르테가 대통령은 2021년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했으며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를 부통령에서 공동 대통령으로 격상시켰다. 이번 선언이 현실화하면 부부의 종신 독재 체제가 구축되는 셈이다.
탈러 교수는 "오르테가와 무리요는 지도부로 등극할 수 있는 모든 대안 세력을 제거해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니카라과) 고위 인사들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이는 3개월이나 6개월마다 반복되는 일에 불과하다"며 "현재 미국이 이란과 충돌한 상황에서 니카라과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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