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이미지? 작가들의 참담한 현실... 그런데 노조는 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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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작가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아래 '작가노조'). 작가노조는 글쓰기에 '고상'하고 '숭고'한 이미지를 씌우거나, 그저 '좋아서 하는 일' 정도로 바라보며 집필 노동의 존재를 가리는 것을 거부한다. 노동자로서의 작가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작가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를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렇게 작가노조는 약 3년간 준비위원회를 거쳐 지난 2월 창립총회를 연 뒤 3월 1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 신고를 했다. 그러나 노동청은 신고일로부터 3달이 지난 지금까지 설립신고필증을 발급하지 않은 채 작가들이 왜 노동자인지 밝히라는 요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작가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으며, 민주노총 특수고용 대책회의, 직장갑질119 온라인 노조, 한국작가회의 등에서도 작가노조에 대한 노조 설립 필증 교부 지연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작가도 노동자가 될 수 있을까: 노조법상 노동자란
그런데 노동자라고 하려면 적어도 월급을 받는 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회사에 소속되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작가는 프리랜서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작가들의 어려움은 알겠지만 법적으로 노동자라고 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 아닐까? 많은 의문들이 떠오른다.
정말 그럴까? 작가는 노동자가 될 수 없는지, 법적으로 살펴보자. 노동법은 크게 '개별적 근로관계법'과 '집단적 노동관계법'으로 나뉜다. 개별적 근로관계법은 임금,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가, 산업재해 등 사용자와 개별 근로자 사이의 구체적인 근로관계에 대한 법을 말한다. 근로기준법은 대표적인 개별적 근로관계법이다.
집단적 노동관계법은 노동조합 등 근로자 집단과 사용자 간의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법을 말한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과 관련이 있다. 근로자 개인은 사용자와 사이에서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지위에 놓여 있어서 근로자 개인으로는 사용자와 사이의 관계에서 그 지위를 스스로 개선·향상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인식 아래 근로자들이 수적 우세를 이용하여 단결함으로써 사용자에 대하여 실질적 평등을 쟁취하는 것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헌법에서 기본권으로 이를 보장하기에 이른 역사적 결과로써 탄생한 법이다(노동법실무연구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주해 I>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조법')이 대표적인 집단적 노동관계법이다.
이렇게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은 그 목적과 규율하는 내용이 다르다. 이에 따라 두 법이 정의하는 근로자의 정의가 다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반면, 노조법상 근로자의 정의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이다.
노조법상 근로자 정의에는 "사업이나 사업장에"라는 문구가 없으며, 임금 외에도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자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노조법상 근로자의 범위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보다 더 넓다. 이는 사업이나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지 않은 근로자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포섭하겠다는 취지이자,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지 않거나 종속적 근로를 제공한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상의 보호는 받을 수 없더라도) 사업장에 고용될 의사를 가진 자 또는 이에 준하여 생활하고 있거나 그렇게 할 의사를 가진 자들이 스스로 단결하여 그 노동·생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주해 I>)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인적 종속성(사용종속관계)을 중시한 개념이라면, 노조법상 근로자는 경제적 종속성(의존)을 중시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근로기준법은 주로 '국가의 직접적인 개입에 의한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자인가'를 중심으로 한 것인 반면, 노조법은 국가의 직접적 개입이 아니라 '노무공급자들 사이의 단결 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는가'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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