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도·남편에도 집착하던 내가 달라진 결정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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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을 입양한 지 석 달 정도 되었을 때다. 그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혼자 여행하기'였기에 라온을 남편에게 부탁하고 일본으로 2박 3일 여행을 떠났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낸 라온이가 걱정됐지만 첫날은 나름 알찬 여행과 자유를 즐겼다. 여행 둘째 날 유명한 관광지에 갔을 때였다. 멋진 풍광을 즐기고 있는데 자꾸만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집에 설치해 둔 카메라 앱은 라온이 계속 짖고 있다고 알려줬다.
앱을 켜고 실시간 집안을 들여다봤다. 라온이는 무언가를 찾는 듯 집안을 서성이다 소파 위에 올라가 열심히 하울링(반려견이 길고 높게 우는 행동)했다. 처음 보는 모습에 당황했고, 남편에게 전화해 왜 라온을 혼자 두고 외출했냐고 화를 냈다. 그 후 여행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라온의 하울링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던 나의 애착패턴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주 양육자와의 애착유형, 평생 영향 미쳐
아기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건 주 양육자와의 관계 형성이다. 아기는 주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관계에 대한 정신적인 틀인 '내적 작동 모델'을 형성한다. 이를 '애착'이라고 하는데, 어릴 때 형성된 애착유형은 평생 한 사람의 마음과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심리학자들은 애착유형을 이렇게 정리했다. 먼저 '불안애착'은 자기 사진을 부정하는 마음에 기반한다. 그래서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며 타인의 평가에 전전긍긍한다. '회피애착'은 타인을 부정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친밀감을 두려워하며 타인에게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혼재해서 나타나는 '혼란애착'도 있는데 혼란애착은 자기 자신과 타인 모두를 부정하는 내적 틀에 기반한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반면 '안정애착'은 가장 바람직한 애착의 형태로 자기 자신과 타인 모두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스스로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타인과 적절한 친밀감을 나누고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 없이 타인에게 의존할 수 있다. 이런 애착유형의 형성에는 주 양육자의 반응이 큰 몫을 하지만, 아기와 주 양육자 기질 사이의 상호작용도 중요하다.
나는 강렬한 '불안애착' 유형의 아이였다.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요란스럽게 울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엄마가 출근할 때면 "엄마가 학교 안 가면 유치원 가고, 학교 가면 유치원 안 갈 거야"라며 길바닥에 드러눕곤 했다.
라온의 하울링은 바로 길에 드러누워 울던 나를 재경험하게 했다. 불안이 나를 사로잡았고, 라온과 분리되어 있다는 걸 견딜 수가 없었다. 동시에 라온이가 내가 어릴 적 느꼈던 분리불안을 느끼는 거 같아 고통스러웠다.
반복되는 애착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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