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꽃 보신 적 있나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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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재배하는 채소에도 꽃이 핀다. 배추, 무, 상추, 쑥갓은 물론이고 열매 채소와 뿌리 채소도 저마다 꽃을 피운다. 토란이나 고구마도 드물게 아름다운 꽃을 선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채소의 꽃을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해 먹기 때문이다.
최근 방문한 이웃집 텃밭 가장자리에 정말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처음 보는 꽃이었다. 야생화인가 싶기도 하고, 일부러 가꾼 화초 같기도 했다. 하얀 꽃송이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이 참 곱고 우아했다.
"이게 무슨 꽃인데 이렇게 예쁜가요?"
"처음 보죠? 이게 당근꽃이에요."
"당근꽃이라고? 우리가 먹는 그 당근에서 이런 꽃이 피었다 이거죠?"
"그럼요. 작년에 심은 게 겨울을 나고 봄에 새움을 틔운 거예요."
그는 궁금해하며 연신 사진 찍는 나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겨울에 추울까 봐 볏짚을 덮어 두었더니 이렇게 살아나 꽃을 보여주네요."
그 말에 다시 하얀 꽃을 바라보았다. 땅속에서 겨울을 견딘 당근의 생명력도 놀라웠지만, 그것을 살뜰히 보살핀 주인의 마음도 꽃 만큼 아름다워 보였다.
당근꽃은 생각보다 훨씬 화려하고 우아했다. 손톱보다 작은 꽃 수백 개가 둥글게 모여 하나의 커다란 꽃송이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신부의 드레스에 달린 하얀 레이스를 둥글게 펼쳐 놓은 듯했다. 꽃송이 전체는 우산처럼 넓게 퍼져 있었는데, 하나의 꽃이라기보다 작은 꽃들의 마을 같았다. 그 위로 벌과 나비가 부지런히 날아들며 분주하게 오갔다.
흙 속에서는 묵묵히 뿌리를 키우던 당근이 땅 위에서는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변신하다니 놀라웠다. 평소 말없이 일만 하던 사람이 어느 날 화려한 무대에 올라 숨겨 두었던 끼를 선보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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