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에어컨 내부를 뜯어본 기사의 말 "역대급입니다"

이 뉴스, 어떠셨어요?
한 번의 탭으로 반응을 남겨요 · 로그인 불필요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한다."
한번 사면 10년은 쓰는 귀한 가전제품이니, 처음 선택할 때 확실한 1등 브랜드를 사야 후회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를 설득한 광고이다. 컬러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1980년대에 TV 광고의 메인 표어로 사용되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걸 보니 그 광고가 큰 화제를 일으킨 건 사실인가 보다.
우리 집 가전제품은 10년이 뭔가? 20년이 다 되어가는 것도 있고, 기본적으로 10년은 훌쩍 넘긴 것들이 많다. 세탁기와 TV는 열여섯 살이나 먹은, 사람으로 치면 노인이다. 세탁기는 빨래할 때마다 탱크 소리를 내는 통에 혹시라도 폭발이라도 하면 어쩌나 늘 아슬아슬하다. 그래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돌아간다. 통을 자주 세척 해가며 아직도 고맙게 사용하고 있다.
TV는 손주가 우리 집에 같이 있을 때 인터넷 연결하러 온 기사님이 바꾸라고 할 정도로 오래된 것이다. 그 소리를 들은 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쌩쌩하다. 화면도 잘 나오고 소리도 잘 들리는데 굳이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
에어컨, 이 녀석 나이로 말할 것 같으면 스무 살이다.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한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주 건강한 청년 같다. 지금 사는 동네는 숲세권이라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은 편이다. 한여름에도 창문만 잘 열어두면 선풍기만으로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
아침에는 앞뒤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공기를 순환시킨다. 남동향 집이라서 오전 11시쯤이면 앞 창문으로 햇볕이 들어온다. 그때는 뒤 베란다 창문만 열어두고 선풍기를 미풍으로 켜면 더위 정도는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 오후 네 시 이후에는 뒤 베란다에 햇볕이 들어와서 창문도 닫는다. 해 질 녘이 되면 다시 앞뒤 창문을 열어서 맞바람을 통하게 한다.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에어컨은 당연히 켤 필요도 없다.
장마가 시작되면 비가 안으로 들어와 창을 열 수도 없고 습도가 높아져서 걸어 다닐 때마다 마룻바닥에 발바닥이 쩍쩍 달라붙는다. 할 수 없이 그때만 제습 기능을 켠다. 온도도 27도로 설정하면 여름을 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해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필터를 꺼내서 청소하지만, 문제는 아직 내부 청소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19일 병원에서 진료 차례를 기다리는 중, 병원 전체 에어컨을 청소하는 팀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참에 우리 집도 에어컨을 청소해볼까?'라는 마음이 들어 인터넷으로 청소업체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내가 사는 지역에 업체가 있었고 곧바로 전화 상담을 했다. 유월이면 청소가 밀려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어디에서 들었던 터였다.
"사장님, 지금 많이 바쁘실 텐데 에어컨 청소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내일도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빨리 청소 일정이 잡혔다. 아직 덥지도 않지만, 혹시 모를 더위나 장마를 대비해야 겠다는 생각에 다음 날 오후 다섯 시로 예약했다.
이튿날 오후 다섯 시, 두 기사님이 집을 방문하셨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은 에어컨을 분해하고, 직원은 화장실로 들어가 부속품을 하나씩 씻었다. 거실 바닥에는 그들이 가져온 방수 매트를 쫙 다 깔아놓아 물기가 바닥에 닿지 않게 단단히 대비하였다. 화장실에서는 청소팀에서 가져온 살균 기구로 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였다. 둘이서 한 팀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거의 한 시간 조금 넘게 지나자 청소가 끝났다.
"사장님, 에어컨 내부 청소는 처음 해 보는데요. 아주 더럽죠?"
"네, 역대급입니다."
"내부 청소는 얼마 만에 하는 게 좋을까요?"
전체 내용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