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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천지창조'에서 아담의 손 모양... 이런 뜻이 있구나

오마이뉴스
미켈란젤로 '천지창조'에서 아담의 손 모양... 이런 뜻이 있구나

고대부터 인간의 영혼은 신비스러운 영역이었다. 가장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고등 동물을 비롯해 세상의 어떤 존재도 인간의 정신에 비견될 만한 능력이 없다고 보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영혼의 정체를 규명하는 일이 인문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탐구 과제로 자리 잡았다. 당연히 하나의 흐름으로 모일 리는 만무했다.

무엇보다도 영혼이 우리 눈으로 늘 확인할 수 있고, 손쉽게 만져지는 육체와 어떤 관계를 지니는가가 주요한 논란이었다.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지성사를 지배한 관점은 단연 육체에서 독립한 실체로서의 영혼이었다. 주류의 지위를 차지한 철학은 물론이고, 대다수 사람의 일상에 밀착한 종교의 뿌리에도 스스로 존재하며 활동하는 영혼이라는 발상이 있었다.

미켈란젤로의 빛나는 천재성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예술가 미켈란젤로(1475~1564)의 <아담의 창조>는 영혼이 외부의 힘에 따라 육체에 주어지고 머물게 되었다는 견해를 반영한다. 미술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이 그림을 접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하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는 순간을 담았다는 점도 웬만큼 알고 있다.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장식한 미켈란젤로 작품 가운데 한 부분이다. 성당의 천장은 신에 의한 '천지창조'의 과정, 정면 벽에는 예수를 중심으로 한 '최후의 심판'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위 그림은 천지창조 그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아담의 창조 장면이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다음 내용을 재현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 또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라고 하시고,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셨다. (...)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입김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무심코 보면 창세기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듯하지만, 사실은 상상력을 가미하여 변형한 그림이다. 예술가로서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많은 화가가 곧이곧대로 신이 아담에게 바짝 다가서서 얼굴을 맞대고 코에 입김을 불어 넣는 모습으로 그렸다. 이렇게 하면 내용에는 충실할 수 있어도, 신과 인간 사이의 신비로운 순간보다는 인간 사이의 흔한 장면 느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미켈란젤로는 신이 하늘을 날아서 다가오는 설정을 통해, 신을 땅에 속박되어 살아가는 인간과 구분함으로써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를 위해 얼굴을 맞대는 상황이 아니라 한 손을 뻗어 아담의 손가락에 닿으려는 구도로 변형했다. 손가락이 닿을 듯 말 듯한 극적인 묘사가 그림 전체에 긴장감을 확 불어넣는 효과도 살려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육체와 정신의 구분이라는, 꽤 다루기 어려운 깊은 내용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화가들은 신의 숨결 이전의 아담을 인형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상태로 그리곤 했다. 신의 작용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는 신이 넣어준 숨결로 기본적인 생명 활동 자체가 비롯되었다고 보는 시각을 반영한다.

하지만 위의 창세기 내용에 나타나듯이 이미 지구에는 여러 짐승이 있었다. 짐승들은 신체의 작용으로 이미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아담도 마찬가지다. 아직 숨결이 전달되기 전임에도 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손을 뻗어 움직이고 있다. 신체 활동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신의 숨결이 단순히 동물과 같이 신체를 이용한 생존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신이 능동적이라면 아담의 모습은 다분히 수동적이다. 힘차게 손을 쭉 뻗은 신과 달리, 아담은 아직 충분한 생기가 없는 듯 손가락이 아래로 향하고 팔꿈치도 무릎에 대고 있다. 시선도 무언가 뚜렷한 지향을 갖지 못하고 멍한 느낌을 준다.

이는 신이 아담에게 준 숨결이 단순한 생명 현상이 아니라, 정신을 불어넣어 영혼을 지닌 존재로서의 인간을 만드는 의미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영혼을 통해 비로소 인간이 능동적 존재가 된다. 미켈란젤로는 이전의 화가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구도와 상황 설정, 그리고 미묘하게 다른 표현을 통해 인간이 신의 축복으로 영혼을 지닌 존재로 세상에 창조되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독립적 영혼에서 만들어진 종교의 기반

육체의 기능 외부에서 신이 인간에게 영혼을 심어주었다는 발상은 기독교 교리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로마에서 기독교가 출발하던 당시에 교리를 정립한 교부신학의 대표자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에서 제시한 다음 내용은 인간을 인간이 되게 하는 결정적 기준으로서 영혼을 강조한다. 이는 기독교 신학은 물론이고 서양 철학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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