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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한 정치의 순서…정부와 여당이 잊지 말아야 할 '근자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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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한 정치의 순서…정부와 여당이 잊지 말아야 할 '근자열'

<논어> 자로편에서 섭공(葉公)은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를 물었다. 섭은 초나라의 변방이었다. 백성들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을 불러들여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 절박한 질문에 공자의 답은 의외였다.

"근자열(近者悅), 원자래(遠者來)." 가까운 사람이 기뻐하면 먼 사람이 스스로 찾아온다는 뜻이다. 사람을 더 모으고 싶다면 먼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붙잡으라는 이야기다. 공자는 외연 확장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 순서를 분명히 했다.

2500년 전의 이 짧은 문장은 오늘날 정치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정치학에서도 기존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기반 유지(base mobilization)' 전략과, 지지 기반을 넓히는 '외연 확장(outreach)' 전략을 함께 가져가는 균형이 선거 이후 국정 운영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기존 지지층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최근 여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경전도 이 오래된 원칙, 그리고 이 보편적인 정치 이론에 비춰볼 필요가 있다.

먼저 분명히 할 점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수 원로나 야권 인사들과 폭넓게 만나며 국민통합을 강조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자연스러운 행보다. 조갑제 전 <월간 조선> 편집장과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했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도 회동했다. 여야 대표들과의 만남,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동 추진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은 특정 진영만의 대통령이 아니다. 협치와 국민통합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책무이며, 정치적 반대편과도 대화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국정 운영의 기반을 넓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공자가 말한 '원자래' 역시 오늘날에 비유하면 이러한 외연 확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외연 확장 자체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가야 할 '근자열' 역시 같은 무게로 실현되고 있느냐다.

계엄의 밤을 함께 지킨 사람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는 무장 군인들이 투입됐고, 시민들이 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섰다.

몇 달 뒤, 그날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났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이른바 '수거 대상' 명단이 적혀 있었다. 올해 2월 MBC와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명단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유시민 작가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체포 이후 신병을 이송·처리하는 절차까지 적시된 문건이었다는 점에서 실제 신변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 유 작가가 몸담아온 유튜브 방송 '뉴스공장' 역시 계엄 당일 검열 대상이 됐다는 정황이 이후 방송에서 언급됐다.

분명한 것은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과 범여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평론가와 시민사회 인사들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적극 주장했던 축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나라가 존폐 기로에 섰던 그 밤, 체포 대상 문건에 이름이 오르면서도 자리를 지킨 사람들, 다시 말해 '근자' 중의 근자다. 어려울 때 곁을 지킨 사람이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위협을 감수하며 그 밤을 함께 넘긴 사람들의 직언이라면, 그 무게는 여느 비판과 같을 수 없다.

오늘날 정치에 이를 비유해 본다면, 공자가 말한 '근자'는 단순히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라 정권의 형성과 유지 과정에서 오랫동안 함께해 온 지지층과 동지들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 '근자열'이 먼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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