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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끝에 깨달은 전통의 가치... 장인이 꼭 전하고 싶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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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끝에 깨달은 전통의 가치... 장인이 꼭 전하고 싶었던 말

"방짜유기는 그릇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담는 일입니다."

쇳덩이는 불을 만나고, 수천 번의 망치질을 견딘 끝에 비로소 하나의 그릇으로 태어난다. 우리 선조들은 이 과정을 단순한 금속 가공이 아닌 시간과 인내, 그리고 사람의 정성을 빚어내는 일이라 여겼다. 그래서 방짜유기는 오래 사용할수록 더욱 깊은 빛을 품고, 세월을 견딜수록 그 가치가 더해지는 우리 전통 공예의 정수로 이어져 왔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40여 년 동안 오직 한 길만을 걸어온 이광석 장인 역시 오랜시간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왔다. 이어 전라북도 무형유산 방짜유기장 이수자로 오랜 세월 전통 기법을 익힌 그는 2024년 9월 10일, 당진시 향토무형문화유산 방짜유기장(方字鍮器匠)'보유자로 지정되며 지역 전통문화의 계승자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구리와 주석을 정해진 비율로 합금해 1200~1300℃의 불길 속에서 녹이고, 수천 번의 망치질과 담금질을 거듭하는 전통 방식을 지금도 묵묵히 지켜가는 장인의 손끝에는 한 점의 그릇을 넘어 우리 문화의 시간과 정신이 켜켜이 새겨져 있다. 무엇보다 40여 년 외길을 걸어온 이광석 장인의 첫 마디에는 평생을 지켜온 신념과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기자는 지난 6일 ,방짜유기 연구실을 찾아 불과 망치가 빚어낸 그의 삶과 전통을 지켜온 시간의 이야기를 촘촘히 들었봤다.

"방짜는 '좋은 사람, 좋은 물건을 뜻하는 말처럼 이야기해"

- 방짜유기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방짜유기를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젊은 시절 우연히 유기를 접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방짜유기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예부터 충남에서는 '방짜'를 좋은 사람, 좋은 물건을 뜻하는 말처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저에게도 방짜는 그만큼 귀한 존재였습니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유기를 두드려 하나의 그릇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정말 놀라웠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 마음을 움직인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장인의 정직한 신념과 올곧은 정신이었습니다. 뜨거운 불을 견디고 수천 번의 망치질을 거쳐 하나의 방짜유기가 완성되듯, 사람 또한 숱한 시련과 시간을 지나며 비로소 자신의 삶을 완성해 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과정이 우리네 인생과 참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쇠를 단련하듯 제 자신을 다듬으며 여기까지 걸어왔죠. 돌이켜보면 저는 방짜유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방짜유기가 오늘의 저를 장인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망치를 한 번 내리칠 때마다 제 시간과 삶도 함께 쌓였고, 그 과정 속에서 인내와 겸손, 책임을 배웠습니다. 아울러 방짜유기는 제게 직업이 아니라 삶을 가르쳐 준 스승이자 평생 함께 걸어온 동반자입니다. 언젠가 제가 만든 그릇이 누군가의 식탁에서 오래도록 쓰이며 '우리 전통은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하고 기억된다면, 장인으로서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입니다."

- 방짜유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나요?

"방짜유기는 구리 약 78%와 주석 약 22%를 일정한 비율로 합금한 뒤 1200~1300℃의 고온에서 녹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쇳물을 식혀 재료를 만든 후 다시 달구고, 수천 번의 망치질과 담금질을 반복하며 형태를 잡아가죠. 이후 무게질과 나침, 질, 바름질, 가질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방짜유기가 완성됩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은 장인의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짧게는 몇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요.

우리 전통 유기는 제작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망치로 두드려 만드는 방짜유기, 쇳물을 틀에 부어 깎아 만드는 ​주물유기, 그리고 두 기법을 함께 사용하는 ​방짜유기입니다. 이 가운데 방짜유기는 가장 많은 시간과 노동,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전통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수천 번 반복되는 망치질은 단순히 모양을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금속 조직을 더욱 치밀하게 만들어 뛰어난 내구성과 은은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방짜유기만의 생명력을 완성하는 과정이죠. 사실, 사람들은 완성된 그릇 하나를 보지만, 저는 그 안에 담긴 수천 번의 망치질과 40여 년의 세월을 함께 봅니다. 그래서 방짜유기는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과 인내, 그리고 장인의 정신을 한 겹 한 겹 쌓아 올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계로 만든 제품과 전통 방짜유기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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