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멸스러웠던 평택을 아귀다툼, 서울 우경화...그나마 희망적인 건
지방선거가 끝났다. 숫자만을 놓고 보면 '민주당의 낙승'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분위기는 영 그렇지 않다. 기대와 관심을 끌던 곳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신승', '석패' 같은 말을 오랜만에 봤다. 개표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질 만큼 아슬아슬한 결과라 그 충격이 더 크다.
그야말로 '낙승'을 예상했던 서울시장 선거와 돌풍을 기대했던 대구시장 선거, 모든 선거판의 이슈를 빨아들인 부산 북구갑과 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 온갖 호들갑과 이슈로 도배한 선거들에서 정작 패배하고 나니 마치 모든 선거에서 패배한 것 같은 패배감이 민주당을 휩쓸고 있다. 나아가 민주당의 패배가 국민의힘의 약진으로 이해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됐다.
내란 심판이 국민적 선택임은 명확했다
그러나 내란 심판이 국민 대다수의 선택이라는 점은 명확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중 12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명확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226개 중 145개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95개 지역에서 승리했을 뿐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명확하게 표출됐다.
그럼에도 내란 세력이 돌아왔다는 불안감이 드는 이유는 내란 세력 청산과 민주당 승리가 마치 같은 것이라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민주당이 그동안 '내란 세력 청산'이라는 기호를 자기들만이 전유할 수 있는 것인 양, 또는 자기들만이 내란 청산의 주체인 양 굴었기 때문이다. 하여 이 불안감의 실체는 국민의 불안감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불안감이 국민에게 전염되고 있는 상황에 더 가깝다.
선거 이후 민주당은 당차원의 쇄신, 패배한 지역에서의 원인 분석과 반성, 무엇보다 압도적인 국회 의석수와 지방 권력,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만들어낼 비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고, 당내 어떤 세력 때문에 분열해서 패배했다면서, 비전을 만들기보다 당권을 차지하려는 데 혈안이 된다면 민주당의 불안감은 정말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이다. 내란 세력의 완전한 부활, 내란 청산의 기호로서 쓰임을 다한 민주당의 자멸 같은 결과로 말이다.
경계해야 할 보수화와 우경화
내란 세력 청산이라는 근본적인 과제와는 별개로 우리 사회의 보수화와 우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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