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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추자도 바다에서 발견한 '은빛 등'의 정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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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추자도 바다에서 발견한 '은빛 등'의 정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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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개척 시대에 유럽인들은 선점할 영토를 찾아 헤맸다. 그들은 토착 원주민들의 삶터를 '빈 곳'이라 여기며 깃발을 꽂아댔다. 누군가는 바다를 그렇게 여긴다. 단 한 순간도 '빈 곳'인 적 없었던 바다임에도.

추자도 서쪽 바다에 이상한 물체가 띄워졌다. 일명 풍황계측기. 부표 위에 놓인 계측기는 언뜻 보면 장난감 배처럼 보이기도 한다. 생김새도 낯선 이 기계는 바다를 떠다니며 풍속, 풍향, 기온, 기압, 파고, 해류 등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몇 년간의 임무를 마친 풍황계측기의 주인은 노르웨이에 있었다. '에퀴노르(Equinor)'라는 이름의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지구 반 바퀴 너머 추자도 해역의 풍부한 바람 자원에 이끌려 풍황 데이터를 수집하러 온 것이다. 해상풍력 기업의 이미지를 내세우곤 있지만, 사실상 수익 대부분을 석유·가스에서 얻는 세계적인 화석연료 기업이다.(참고 : https://www.clientearth.org/projects/the-greenwashing-files/equinor/)

육상의 공유지에 뭔가를 설치할 때 허가가 필요하듯, 바다도 마찬가지다. 에퀴노르는 2020년 제주시 허가를 받아 풍황계측기를 설치했다. 허가 자체는 적법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지으려 한다"는 사업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추자도 동쪽 바다에도 풍황계측기가 나타났다. 에퀴노르보다 2년 늦게 추자도에 발을 들인 추진(주)라는 국내 컨설팅 업체가 띄운 거였다. 이들은 발 빠르게 어촌계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상생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지급했다. 어촌계 해녀에게는 300만 원, 선주에게는 최대 1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액수에 차등을 두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공동체에 균열을 냈다.

민간사업자가 추자도 바다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작은 섬은 금세 술렁였다. 이내 반대 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섬은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며 균열이 깊어져 갔다.

'추자도'는 하나의 섬이 아니다.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군도(群島)'다. 인구 1500명(2025년 기준)이 조금 넘는 이 작은 섬에는 여러 정체성이 교차한다. 행정구역상 제주시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는 전남 완도에 더 가깝다. 조선 시대 이후 완도·해남·진도 등지에서 이주해온 이들의 후손이 살던 섬이기에, 제주와 전라도의 말씨와 문화가 뒤섞여있다. 제주와 전남 사이 어딘가에 속한 경계인으로 살아온 추자도 주민들에게, 제주 본섬 중심으로 돌아가는 행정 정보망은 멀기만 했다. 공청회도, 설명회도, 해상풍력 관련 정보도 그들에겐 늘 뒤늦게 닿았다. 찬성이든 반대든,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선택을 강요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사이, 사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23년 11월, 에퀴노르가 추진(주)을 인수했다. 그렇게 추자도 동·서 해역의 풍황 데이터가 전부 에퀴노르의 손에 들어갔다. 이듬해 2024년 9월, 오영훈 제주지사는 직접 노르웨이로 날아가 에퀴노르 본사 경영진을 만났다. 사업자가 지자체장을 찾아온 게 아니라, 지자체장이 사업자를 몸소 찾아간 것.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에 에퀴노르의 참여는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달리 흘러갔다.

추자도의 데이터를 가진 곳은 에퀴노르뿐이었다.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기에, 제주에너지공사는 연간 1300억 원의 도민 이익 공유금에, 전력을 제주 안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자 2025년 7월 공모가 시작됐지만 에퀴노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10월에 진행된 재공모에도 에퀴노르는 불참했다. 한국중부발전이 홀로 응모해 1단계 평가를 통과했지만, 2026년 2월 최종 사업 제안서를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그렇게 추자도 해상풍력 사업은 잠시 멈추는 듯했다.

소외되는 추자도 주민, 배제되는 상괭이... 그들 편에 선 '상괭이편' 프로젝트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아래 '파란')이 추자도에 처음 갔던 건 해상풍력 반대대책위가 결성되던 무렵이었다. 당시 파란 멤버들은 제주 지역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들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조사하고 주민 인터뷰를 진행하는 '해양보호구역 탐사대' 프로젝트를 하는 중이었다.

추자도 바다의 안부를 묻고자 파란의 박성준 활동가를 만났다. 그는 어민들과 인터뷰를 시작할 때 늘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고 한다. "오늘 바다 어떤가요?"

"어민분들은 수온에 무척 민감하세요. '오늘 바다 어떤가요?'라고 여쭤보면 '바다에 더 이상 잡을 물건이 없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요즘 잡혀야 하는 어종이 잘 안 나온다, 예전보다 수온이 더 올라갔다, 기후 위기에 바다가 가장 빨리 반응한다고 하셨어요. 해수 온도 1, 2도만 올라도 해조류도 산호도 살 수가 없어요. 농업·어업 하시는 분들은 기존 방식으로 생산을 할 수 없고, 도심에서 배달하는 분들은 폭염에 쓰러지기도 하고...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논할 때, 그 위협 앞에 가장 취약하게 노출된 존재들이 주된 의사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서 논의가 출발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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