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늙었다"며 젊은 여성 찾던 엡스타인 알선책,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10여 년간 모델들을 소개한 프랑스 모델 스카우트 다니엘 시아드가 파리 인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아드는 프랑스 검찰의 엡스타인 관련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시아드의 시신은 지난 20일 파리 외곽 콜롱브의 자택에서 발견됐다. 관할 낭테르 검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문건에는 시아드가 2018년 엡스타인의 요청을 받고 “젊고 매력적인 비서”를 찾는다고 쓴 이메일이 담겼다. 시아드가 한 여성의 사진을 보내며 모델이나 비서로 일할 만한 인물이라고 설명하자 엡스타인은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시아드는 10년 넘게 엡스타인에게 모델들을 소개했다. CNN 제휴사인 프랑스 방송 BFMTV에 따르면 관련 문건에는 시아드의 이름이 약 2000차례 등장한다. 엡스타인이 그에게 수만 달러를 지급한 기록도 들어 있다.
파리 검찰은 지난 2월 인신매매와 범죄 공모 등 엡스타인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시아드의 사망 원인은 낭테르 검찰이 조사하고, 엡스타인 관련 의혹은 파리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공개 문건을 검토하고 피해·목격 신고를 접수한 결과 여성 24명을 확인했다. 이들이 모두 시아드의 피해자인 것은 아니다. 시아드나 다른 관련자의 행위로 피해를 봤다고 신고했거나 이를 목격했다고 진술한 여성들을 합친 수치다. 검찰은 이 가운데 16명을 조사했으며 추가 면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시아드의 전화까지 감청했으나 사망 전까지 즉시 체포할 만큼의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아드는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자신이 엡스타인에게 소개한 여성들이 성적 피해를 입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소개한 여성 2명은 CNN에 엡스타인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시아드는 엡스타인이 죗값을 치렀고 자신이 소개한 여성에게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를 믿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소개한 사람 가운데 피해를 봤다고 알려온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시아드는 엡스타인이 빅토리아 시크릿과 모델 에이전시 MC2에서 캐스팅을 담당하는 인물인 줄 알았다고도 했다. CNN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CNN 취재 결과 시아드를 비롯한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엡스타인이 2008년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그와 함께 사업할 방안을 논의하거나 그를 패션 행사에 초대했다.
공개 문건에는 시아드가 엡스타인에게 “마라케시에 매력적인 젊은 프랑스 여성이 있다.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보낸 메시지도 담겼다. 시아드는 여행 중 만난 젊은 여성들의 사진을 엡스타인에게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출신 모델 스베틀라나 포지다예바는 시아드가 자신을 엡스타인에게 소개했고 이후 엡스타인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CNN에 말했다. 포지다예바는 시아드의 사망 소식에 “정의가 실현되고 진상이 밝혀져 사건이 매듭지어지길 바랐는데 이제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시아드 자신도 별도의 성폭행 의혹을 받아왔다. 한 모델은 1990년 프랑스에서 일할 당시 시아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시아드는 이를 부인했다.
시아드의 변호사 메냐 아라브티그린은 의뢰인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언론의 거센 관심과 검증을 감수했다”고 밝혔다. 아라브티그린은 이어 시아드가 기소되거나 공식 사법 절차에서 정식으로 혐의를 받은 적이 없으며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파리 검찰은 시아드의 사망과 별개로 엡스타인과 모델 업계의 연결망, 다른 관련자들의 역할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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