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NYT 기자 소환장 철회…법원 "법·규정 무시" 질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선물 받은 전용기(에어포스 원)를 둘러싼 보도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 기자들에게 발부했던 소환장을 미국 법무부가 철회했다.
연방 판사는 기자 소환은 수사의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정부가 관련 법과 규정을 사실상 무시했다고 질타했다.
23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법무부는 NYT 기자 3명에 대한 대배심 소환장을 자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숀 버클리 미국 검찰청 수석 법률고문은 "정부는 현재 일방적으로 소환장을 철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아룬 수브라마니안 연방판사가 소환장 발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직후 나왔다.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언론인을 상대로 한 소환장은 다른 모든 수사 방법을 시도한 뒤에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소환장은 첫 번째 단계가 아니라 마지막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조치가 언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과 규정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판사는 "민사 사건이었다면 당사자들에게 왜 제재를 가하지 말아야 하는지 소명하도록 요구했을 것"이라며 정부 변호인단의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심리 과정에서 법무부는 소환장 발부 과정에 '부주의한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버클리 고문은 기자 본인은 물론 한 기자의 어머니와 두 기자의 배우자의 통화기록까지 요구한 데 대해서도 "서둘러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며 사과했다.
이번 사건은 NYT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카타르가 미국에 기증한 보잉 747 전용기의 보안상 문제를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과 배치되는 내용이었으며, 이후 법무부는 기밀 정보 유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기자들을 상대로 한 소환장은 철회했지만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기밀 정보를 유출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자들, 즉 중대한 연방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판사가 소환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부 변호인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고,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반발했다.
이번 소환장 철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인을 상대로 추진했던 유사한 조치가 잇따라 철회된 사례이기도 하다. 앞서 법무부는 국가안보 관련 보도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을 상대로 추진했던 버지니아주의 대배심 소환장도 철회한 바 있다.
NYT는 이번 조치를 언론 자유를 확인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맥크로 NYT 최고법률책임자는 "정부가 소환장이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마침내 인정한 것은 다행이지만 애초에 소환장 자체가 발부돼서는 안 됐다"며 "타임스와 기자들은 앞으로도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진실을 보도할 것이며 이러한 전술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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