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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흥남철수기념관 개관… '크리스마스의 기적' 품은 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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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흥남철수기념관 개관… '크리스마스의 기적'  품은 거제

1950년 12월 23일, 흥남부두. 중공군의 공세에 밀린 피란민들이 마지막 배에 매달렸다. 정원 60명의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무려 1만4000명이 올랐다. 60명을 위해 만든 배에 그 수백 배가 올라탄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는 절박한 결단이었다.

배는 사흘을 항해했다.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온기도 없는 혹한의 갑판 위에서 단 한 사람의 목숨도 잃지 않았다. 오히려 다섯 생명이 새로 태어났다. 흥남을 떠날 때 1만4000명이던 사람은, 거제에 닿았을 때 1만4005명이 돼 있었다. 세상은 이를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렀다.

그 기적이 닿은 항구가 거제 장승포다. 그로부터 75년, 그 겨울의 기억을 온전히 담은 공간이 옛 장승포항에 들어선다. 거제시는 오는 6월 26일 장승포동 옛 여객선터미널 부지에 조성한 흥남철수기념공원 내에 '흥남철수기념관'을 개관한다.

부산에 닿지 못한 1만4005명, 거제가 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항해는 흔히 알려진 것보다 멀고 험했다. 12월23일 흥남을 떠난 배는 이튿날인 24일 부산항에 닿았다. 그러나 부산은 이미 국군과 유엔군, 앞서 도착한 피란민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끝내 배는 부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배는 다시 거제로 뱃머리를 돌렸고, 크리스마스인 12월25일 마침내 장승포항에 사람들을 내렸다. 어느 항구에도 닿지 못하던 1만4005명을 끝내 품어 안은 것이 거제였다.

이 항해는 배 한 척으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세계 최고 기록으로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러나 거제 사람들에게 이 숫자는 기록 이전에 이웃의 이야기다. 배에서 태어난 '김치 1호'부터 '김치 5호'까지. 이 아이들 중 일부는 지금도 거제에서 살아가고 있다.

피란의 도시, 그 역사를 담을 자리

기념관이 들어서는 옛 장승포항 일대는 그 역사의 현장 그 자체다. 거제시는 장승포동 687번지 일대, 옛 장승포 여객선터미널 부지에 흥남철수기념공원을 조성해 왔다.

장승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어업자본가의 거점이었고, 한국전쟁 때는 피란민과 포로를 동시에 품었던 곳이다. 흥남철수로 거제에 정착한 피란민들은 이곳에 삶의 터전을 일궜고, 그 후손들이 도시의 한 축을 이뤘다. 흥남철수기념관은 그 피란살이의 역사를 한 자리에 모으는 공간인 셈이다.

도시재생 끝에 피어난 기억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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