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단체장, 인수인원회 '레드팀' 구성을 제안한다
치열했던 지방선거가 투표와 개표 절차를 거쳐 당락을 결정짓고 막을 내렸다. 당선자와 낙선자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다. 그러나 당선자가 선거 승리의 기쁨에 도취해 있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된 직후부터 7월 1일 공식 취임 전까지의 '약 20일간'이야말로, 새롭게 취임하는 단체장이 향후 4년 임기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지역 행정의 지휘봉을 잡게 된 초임 단체장이라면 승리를 자축하는 시간은 잠시 뒤로 미뤄두어야 한다.
취임 후 임기 동안 마주해야 할 산적한 지역 현안과 업무를 이 짧은 기간 동안 전임자로부터 완벽히 인수인계받아야 한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행정 운영을 위한 준비에 단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만 임기 초반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단체장 당선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시험대는 바로 '인수위원회 구성'이다. 과거의 구태를 답습하여 논공행상식으로 캠프 출신 인사들로만 인수위를 채운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동력을 잃기 십상이다. 인수위는 지역 현안에 밝은 전문가와 전직 공무원, 시민사회 인사를 균형 있게 배치하는 '전문성 중심의 실무형'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십 년간 다져진 관료 조직의 '정보 독점'에 대응하고 행정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역량이 생기는 법이다. 특히 인수위 내에 당선자와 같은 시선만을 가진 인사들 외에,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레드팀(Red Team)'을 설치할 것을 적극 제안한다. 레드팀은 당선자의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정책 리스크를 점검하고,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내 갈등 요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든든한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선거 운동 기간 표를 얻기 위해 던진 수많은 공약을 냉정하게 재검토하는 일이다. 날것 그대로의 공약을 모두 정책화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며, 자칫 취임 직후 행정 마비나 지방정부의 재정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 때 제시한 다양한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시급성·예산 규모를 기준으로 경중을 가려내어 우선순위를 과감하게 재조정해야 한다. 조직 내부의 기획감사 부서와 긴밀히 협조하여 임기 내에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가용 예산'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은 철저한 '재정 영향 평가'를 거쳐 추진 시기를 조절하는 '공약 다이어트'를 시도해야 한다. 만약 법적 규제나 막대한 재원 조달 문제로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공약이 있다면, 유권자들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취임 전에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 향후 가해질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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