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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in 제주] "제주 기업입니다"…워케이션이 만든 투자 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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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일하는 새로운 근무 형태로 출발한 워케이션이 단순 체류를 넘어 기업과 인재가 지역의 업무환경과 생활환경을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민간 협력과 기업유치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관광형 워케이션'을 넘어 '제주형 워케이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형 워케이션의 정책 방향과 운영 사례, 공간, 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해 제주가 새로운 업무·생활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조명하고 기업과 인재의 제주 이전 및 정주 가능성을 넓혀가는 현장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30개 정도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고 2029년도에는 기업공개(IPO)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출 목표는 내부적으로 최소 500억 정도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 달 12일 제주시 함덕 아일랜드 워크랩에서 열린 '리:워크(RE:WORK) VC 제주 워케이션'. 제주 기업 대표가 성장 전략을 설명하자 벤처투자회사(VC) 심사역들이 노트북을 펼쳐 주요 내용을 메모하고 발표가 끝난 뒤에는 사업모델과 기술 경쟁력, 시장성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투자자들은 이번 기업설명회(IR)에 앞서 며칠간 제주에 머물러 원격근무를 하면서 제주 기업 현장을 직접 둘러봤고 IR 이후 1대 1 미팅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상담을 이어갔다.

이는 제주도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리:워크 VC 제주 워케이션' 프로그램 구성이다. 기존 워케이션에 업무와 휴식, 지역 체험뿐 아니라 투자 교류를 결합해 벤처캐피털과 제주 기업을 연결하고 지역 기업 투자 유치 기회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로컬기업-투자자 연결…워케이션의 새로운 역할

이번 프로그램에는 도외 벤처투자회사 10개사와 제주 기업 17개사가 참여했다.

제주도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제주테크노파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기업 발굴부터 IR, 1대 1 투자상담, 기업 현장실사까지 연계했다.

기존 워케이션이 참가자 개인의 업무환경과 휴식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프로그램은 기업유치와 투자생태계 활성화를 함께 염두에 두고 추진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투자자들은 제주에 머무는 동안 공공형 워케이션 오피스인 아일랜드 워크랩을 이용해 업무를 수행하고 제주 기업 생산시설과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했다. 이어 기업설명회와 개별 투자상담을 통해 사업성을 검토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갔다.

워케이션이라는 체류형 프로그램 안에서 투자자와 기업이 자연스럽게 만나 교류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제주에서는 흔치 않은 기회"…지역기업 기대

참여 기업들은 무엇보다 제주에서 도외 투자자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아이클로의 김준배(51) 대표는 "제주에서는 IT나 헬스케어 분야 벤처캐피탈과 연결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이처럼 여러 투자사가 한꺼번에 제주를 찾아 기업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 기업들은 수도권처럼 투자자와 교류할 기회가 제한적이고 육지로 나가 투자자를 만나는 데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이 같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된다면 제주 기업들에게는 분명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식품기업 미스터밀크의 신세호(53) 대표도 "여러 투자기관이 함께 공장을 방문해 사업 설명을 듣고 질의하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며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는 부담도 줄고 기업 입장에서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IR만으로 기업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상담과 네트워킹이 함께 이뤄지는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면 좋겠다"며 "투자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만큼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투자 가능성 탐색"…투자자 긍정 평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벤처투자회사 관계자들도 기존 출장과는 다른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투자심사역은 "평소 제주 출장은 공항과 미팅 장소만 오가다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번에는 업무를 하면서 지역도 경험하고 기업도 직접 만나 제주 산업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만약 단순한 일회성 기업설명회나 투자 상담 행사였다면 참여 규모가 지금보다 크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워케이션이라는 형식을 통해 제주 체류와 업무 수행, 기업 방문, 네트워킹을 함께 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제주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기업을 이해하고 새로운 투자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워케이션을 매개로 투자자와 지역 기업의 접점을 넓히려는 이번 시도가 새로운 기업유치·투자유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관광산업 넘어 산업생태계 조성 시도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수도권 투자자와 기업이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

이번 프로그램은 투자자들이 제주에 머무르는 시간을 활용해 기업 현장과 지역 산업을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함으로써 단순한 투자설명회를 넘어 관계 형성의 기회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제주도 역시 워케이션을 단순 체류 지원사업이 아닌 기업과 투자자,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업무공간 제공과 지역 체험에 더해 투자 상담과 기업설명회, 네트워킹을 결합해 제주 기업에는 새로운 투자 접점을 만들고 투자자들에게는 제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워케이션이 더 이상 '휴가지에서 일하는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과 사람, 지역을 연결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tedsh@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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