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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선언 기후·분쟁 속 세계유산 보존 새 지평 열다

국제신문(부산) - 전체기사

지난 19일 부산에서 개막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본회의 첫날인 20일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 선언’을 채택했다.

무력 분쟁, 기후 변화, 개발 압력 등 여러 요소가 중첩된 심각한 도전 앞에서 세계유산을 위해 세계가 협력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또 AI를 비롯한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발전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과 공동 대응도 강조됐다.

이를 위해 세계유산협약의 5가지 전략 목표(신뢰성 보존 역량강화 소통 공동체)에 ‘협력(Cooperation)’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세계유산위원회의 공동 선언 채택은 2021년 중국에서 열린 제44차 회의 이후 5년만이다.부산 선언은 세계유산 보호의 전략적 방향이자, 각국 유산이 처한 위기와 고민을 집대성한 결과다.

기존 5가지 목표에 ‘협력’을 더한 건 개별적인 보호 노력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문제의식의 발현일 것이다.

지금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간 경쟁거리였던 게 사실이다.

등재 규모가 그 나라의 역사문화 역량이나 깊이와 동일시 되어서다.

그러나 이상기후, 전쟁과 정정불안, 도시 개발 등으로 인류 공통의 유산은 전례 없는 위험에 노출됐고 이를 해결하거나 감소시키는데 국제적인 협력이 필수라는 인식이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유산 보존에 획기적인 전기가 되고 있지만 기술 격차가 곧바로 보존 격차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것 역시 일정 부분 국가간 협력으로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다.

페루에 있는 마추픽추 보존과 복원에 한국 국가유산청이 힘을 보태기로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유네스코 세계유산은 170개국에 총 1248건이 등재돼 있다.

그러나 등재 자체가 바로 보존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등재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만 해도 아직 주민 식수원 확보와 병행하는 항구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큰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일상은 여전하다.

1995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서울의 종묘는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5년째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지구는 이미 많은 건축물이 파손됐다.

시리아 내전으로 알레포 고대 도시와 북부 유적지 역시 치명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오는 29일까지 부산에서 진행되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는 특정 국가나 지역이 아니라 세계 공동의 자산을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새로운 세계유산 등재 후보 30건, 기존 세계유산 수정안 3건 등 총 33건을 검토한다.

한국의 갯벌 범위와 대상 확대 여부도 여기서 결정된다.

올해 회의에 참석한 155개국 대표 뿐만 아니라 세계유산협약 가입국 196개국의 시선이 부산에 모여 있다.

부산은 마침 2030년을 목표로 피란수도 유산 11곳을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부산 선언’은 인류사 보존을 위한 또 한 걸음의 의미 있는 진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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