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가능성 0% 아냐"…전문가들, 쿠팡 화재 '신중 대응' 주문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인천 쿠팡32물류센터 화재 현장의 구조 안전성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건물 전체 붕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과 부분 붕괴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사고 대응의 최우선 과제는 구조물 보전이 아닌 인명 피해 예방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21일 당국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현재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완전 진압을 위한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민간 건축구조기술사와 안전 전문가 등과 함께 건물 붕괴 가능성을 검토한 뒤 붕괴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처로,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붕괴 메커니즘에 대해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가 고온에 노출되면 연화(재료 강도가 저하돼 변형·파괴가 진행되는 과정) 현상이 생기고 주변 철근도 일부 녹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화재의 진원이 되는 '열원'이 소진됐다고 해 붕괴 위험 확률이 0에 수렴할 정도로 적다는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도 "건물이 전면적으로 붕괴하는 상황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면서도 "화재가 계속되는 6·7층의 기둥·슬래브 등 주요 구조물이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약해지면서 부분적인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불이 난 쿠팡 물류센터는 PC 공법으로 지어진 지상 8층~지하 1층 연면적 29만9308㎡ 규모의 건물이다. PC공법은 미리 공장에서 생산한 기둥과 벽, 슬래브 등을 현장에서 조립해 짓는 건축 방식이다. 건축 현장에서 직접 철근을 박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짓는 철근콘크리트(RC) 방식에 비해 일반적으로 내구성·안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여기에 열에 취약해진 상태에서 진화를 위해 물을 계속 뿌리면 구조물의 인장력이 약해져 붕괴가 더 쉬워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화재 초기 진압이 어려운 물류센터의 취약 구조 개선과 더불어 화재 대책의 무게 중심을 인명 피해 예방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난 쿠팡 물류센터 주요 지점 3곳에 건물 변형 등 붕괴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경보가 울리는 '붕괴경보기'를 설치했지만, 한 순간에 벌어지는 붕괴 상황에서 대피하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최 교수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례에서 봤듯이 추가 안전 보강이 선행된 뒤 사고 대응인력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형 물류창고는 사람이라도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화재를 빨리 인지해 대피할 수 있는 체계를 조금 더 확실하게 갖추고 소방관 전용 계단, 외벽면의 연기 배출구 등 소방관들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건축적 요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화재의 초기 감지와 방수능력 확보를 통한 초기 억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안전불감증이 화재를 인재로 키우는 원인인 만큼 매뉴얼 정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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