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시 장학금, 전교생 해외 연수... 이 초등학교의 속사정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지역 현안을 꼽으라면 단연 '지역 소멸'이다.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지역 소멸 관련 공약이 있었지만, 대부분 돔구장 건립이나 대기업 유치 등에 치중돼 있었다.
지난 5월 3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지방 소멸과 지방선거'를 방송했다. 신입생 한 명이 입학한 강원도 정선의 한 초등학교 풍경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 교통이 불편한 시골을 찾아 주민과 동행하며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동시에 지방선거에 나온 후보들의 공약에서 지역 소멸의 대책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해당 회차를 취재한 김정인 기자와 지난 4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인구 감소, 억지로 돌이킬 수 없어"
-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소멸 문제를 다루셨잖아요.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지방선거는 원래 해당 지역의 이슈가 의제가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항상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 되거나 유명 정치인이 나선 지역의 선거 구도만 자세히 다뤄지는 거 같았어요. 지역의 이슈 자체가 중심이 되는 선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며 주제를 잡았어요.
지역 이슈 가운데에서도 지역 소멸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어요. 몇몇 지역에서는 이미 일상생활까지 힘들어진 상황이잖아요. 전문가들을 취재하니 '이미 축소 사회에 접어들었는데 정책은 아직도 성장의 언어로만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더라고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를 짚어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약이 있는지 점검해 보려 기획했습니다."
- 지역 소멸은 20~30년 전부터 나온 문제 아닌가요?
"맞아요. 굉장히 오랫동안 지역 소멸 얘기가 나왔고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죠. 그런데 정책이 그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민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인터뷰했는데, '인구 감소를 억지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미 이르렀다면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 강원도 정선의 남평 초등학교 이야기로 방송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취재하다가 강원도 정선의 한반도 마을에서 20년 만에 아기가 태어났다는 기사를 봤어요. 인구 소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서 현장을 가봤더니,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반지와 떡을 맞추며 백일잔치를 준비하고 계시더라고요. 그 아이의 형인 시원이는 올해 남평 초등학교에 유일하게 입학한 학생이에요. 시원이 입학으로 그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학교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거죠. 학생들도 입학생이 생겨 너무 좋아하고요. 인구 소멸 현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 같아서 첫 이야기로 소개했습니다."
- 남평 초등학교 분위기는 어떤가요?
"되게 좋았어요. 아이들이 적다 보니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더라고요. 병아리도 키우고 나중에 계란이 나오면 빵을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과 나눠 먹기도 하고요. 학교 뒤에 바로 숲이 있어서 숲 체험도 하고, 승마나 골프 같은 것도 가르쳐 주신대요."
- 동문들이 후원 하나 봐요?
"폐교가 되지 않도록 동문회 후원이 많았어요. 학생이 입학할 때 장학금을 주고 전교생의 해외 연수도 매년 지원하더라고요. 학교에서도 매일 오후 4시 20분까지 악기, 영어, 코딩 등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이후에는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다른 초등학교 학생들과 만나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어요."
- 그런데도 폐교 위기를 겪는 건가요.
"동문회 지원과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지금처럼 계속 줄어든다면 폐교 위기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남평초 주변 학교들도 하나둘 폐교되고 있고요. 올해 전국적으로 나 홀로 입학생이 혼자였던 초등학교가 209곳, 입학생을 아예 못 받은 학교가 210곳이나 됐어요. 지난 5년간 통폐합으로 폐교한 초중고도 150여 곳에 이르고요. 학령 인구가 계속 줄면서 지역의 교육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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