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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그 만들던 게임사 맞나"…서울 AI 학회 뒤흔든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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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서울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AI) 학회 'ICML 2026' 현장. 학계의 내로라하는 석학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곳은 뜻밖에도 '배틀그라운드'로 알려진 게임사 크래프톤의 부스였다.

1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국제머신러닝학회(ICML)가 주최한 이번 학회에서 메인 트랙 10편을 포함해 총 2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크래프톤은 학회 첫날인 7일 'AI 포 게임즈' 행사를 열고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의 AI 전문가 500여명을 초대했다.

이강욱 크래프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이날 현장에서 AI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에 접목한 AI 기술에 관한 지식을 공유했다.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며 협력과 경쟁을 학습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비법과 여러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방법, 이러한 기술을 평가하는 도구, 게임 속 환경을 실시간으로 만들고 제어하는 상호작용 월드 모델에 관한 노하우도 공유됐다.

게임사가 AI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주도적으로 소셜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라는 반응이다. 이는 크래프톤이 게임 업계에서 AI 사업의 핵심 역할로 부상하고 있음을 선포하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NPC가 내 농담에 웃는다"…AI, 게임 문법을 바꾸다

크래프톤은 월드 모델,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는 기술을 게임과 접목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AI 기술을 통해 게이머의 일상과 게임 플레이 경험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서다.

크래프톤의 월드 모델 기술이 적용된 게임을 상상해 보자. 월드 모델은 AI가 물리 법칙과 인과 관계를 몸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고 학습하는 시뮬레이터다.

기존 게임에서 비플레이 캐릭터(NPC)가 정해진 경로를 따라 걷고 고정된 대사만 읊었다면, 월드 모델이 적용된 NPC는 이용자의 돌발 행동이나 주변 환경 변화에 맞춰 적절하게 반응한다. 게임 속 날씨 변화에 따라 NPC의 일상 루틴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모습도 월드 모델에서는 가능하다.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은 NPC에 능동적인 인격체를 부여한다. NPC가 마치 사람처럼 게임 속 장면과 소리, 글자를 보고 듣고 말하는 디지털 페르소나를 갖는 셈이다.

멀티모달 기술이 고도화되면 NPC에게도 눈치가 생긴다. 이용자의 목소리에서 톤과 감정의 변화를 읽어내어 길을 잃고 당황한 초보자에게는 친절한 길잡이가, 보스전에서 패배해 좌절한 이용자에게는 이성적인 전술 조언을 건네는 동료가 된다. 이용자가 던지는 사소한 농담에 NPC가 유머러스하게 되받아치는 모습도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최근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이러한 CPC 기술을 접목한 '앨라이 듀오' 모드를 베타 서비스로 공개했다. 인공지능 캐릭터 '앨라'는 이용자의 지시를 이해하고 함께 전장을 해치며 새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선사했다.

◆크래프톤의 AI 성공 방정식…산·학계 연구를 실제 가치로 치환

이번 행사에 전 세계 AI 전문가 수백 명이 몰린 이유는 명확하다. 게임이 실제 세계와 가장 유사하게 구현된 거대한 AI 실험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 법칙, 복잡한 이해관계, 수만 명의 상호작용이 맞물려 실시간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게임 환경은 AI가 실전 학습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크래프톤은 게임 제작 도구(툴링)와 품질 관리(QA) 과정을 자동화한 사례를 통해 이론적인 연구가 실제 수익성 개선과 개발 효율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했다.

크래프톤의 AI 연구팀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AI 학술대회 뉴립스(NeurIPS)에서는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최대, 전 세계 게임사 중에서는 3번째로 많은 메인트랙 논문 5개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총 15편의 메인 트랙 논문을 발표했으며 국제표현학습학회(ICLR)에 채택된 논문 총 6편 중 3편은 우등상의 일종인 '스포트라이트'에 선정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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