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도 무가치하다니 그럴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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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OOO이 살아있다'는 어린이들에게는 주로 괴담의 영역이었다. 학교의 동상들은 자정이 되면 몰래 움직이고 격렬하게 다퉜기 때문에 전날과 달라진 게 없나 살펴보는 게 등굣길의 주요한 루틴 중 하나였다. 장난감이 움직이는 건 학교 동상들보다는 더 사적인 영역이었다. 오래된 인형이나 장난감에 영혼이 있다는 믿음은 어린이 사회에서는 상식이었다. 게다가 <사탄의 인형>이 성공하며 살아있는 장난감에 대한 공포심이 극에 달할 무렵 <토이 스토리1>이 개봉했다.
<토이 스토리>가 당시 어린이들에게 준 선물은 움직이는 장난감이 무섭지 않다는 신뢰였다. 보안관, 우주 전사, 강아지 등 각자의 역할이 있었고 입양된 순서에 따라서도 나름의 위계질서가 잡힌 사회조직이란 점이 믿음직스러웠다. 원한이나 증오, 저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저 주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동기를 가진 '인간적인' 욕망 역시 거리감을 좁혀주었다. 진열장을 체크하는 루틴은 마찬가지였지만 그것은 두려움보다는, 장난감과의 비밀을 은밀하게 간직하고 싶은 소망에 가까웠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공포와 불안, 상식과 비밀을 귀엽고 사랑스러운 방법으로 어루만지고 치유해 주었던 시리즈가 5편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벗겨지고 아랫배가 불룩 튀어나온 우디처럼 함께 나이 먹어가는 처지에서 '이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이런저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쓰는 것은 면구스러운 일이다. 다만 보니의 부모님 세대, 즉 내 또래가 갖고 있는 불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장난감도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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