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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문 열면 벌레 잔뜩"…판자촌, 장마·폭염 이중고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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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김서하·이소희 인턴기자 = "비가 많이 오면 문을 못 열어놔서 힘들죠. 문 열면 벌레랑 거미가 잔뜩 있어요."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 판자촌 화훼마을. 낮 기온이 30도에 이르고 강한 소나기가 이따금 내리자 주민들은 문을 닫은 채 더위를 버텼다.

올해 4월 발생한 화재로 인근 임시 거처에서 생활 중이라는 우씨는 "집에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어도 전기요금이 비싸서 틀지 못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가 그치고 다시 햇빛이 열기를 더하자 또 다른 주민 박모(82)씨는 문을 열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골목에 연신 뿌렸다.

박씨는 "점심에는 무지하게 더워 선풍기 틀고 가만히 앉아 있다"며 "어디 움직일 생각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창 비가 많이 올 땐 자다가 깜짝 놀란다"며 "물이 들어와서 살림살이가 물 위에 둥둥 뜨기도 했다"고도 최근 장마를 떠올렸다.

검은색 비닐과 천막으로 덮인 건물에 살고 있는 이곳 주민들은 평소 문을 열어놓고 생활한다고 했다. 방 내부 온도가 높은 탓이다.

주민 이모(78)씨는 "지붕이 다 비닐이라 덥다"며 "날이 더워 기저질환이 있어 몸은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판잣집과 임시 건물이 밀집한 화훼마을뿐 아니라 서울 도심 곳곳의 쪽방 주민들도 장마와 폭염을 힘겹게 견디고 있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만난 쪽방 주민 박모(40)씨는 "통풍 잘 안되니 더울 땐 덥고, 비 온 뒤 엄청 습하다"며 "선풍기에 기대는 상황인데 해결이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으니까 곰팡이도 쓸고 바퀴벌레도 많다"고 덧붙였다.

선풍기를 들고 이동 중이던 김모(82)씨도 "습해서 선풍기로 살아야 하는데 선풍기도 옆방 사람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말 더우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에 각 자치구는 쪽방 주민들을 위해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는 한편 전기 안전과 화재 예방을 위한 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한 쪽방상담소 관계자는 "에어컨과 냉방시설 점검을 마쳤고 쿨링포그를 운영하면서 체감온도를 2~3도가량 낮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무더위쉼터도 운영하고 있어 주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무리 지원을 확대해도 쪽방은 여전히 쪽방"이라며 "건물 대부분이 개인 소유여서 근본적인 주거환경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상담소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전기·소방시설 안전점검 등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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