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 이 대통령은 왜 그렇게 말했을까

정부가 촉법소년의 기준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가족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연령대를 강력·중대·반복범죄에 한해 '만 10세 이상,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라며 기준 연령의 하향에 찬성했다. 다만,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낮출 것인지 모든 범죄에 대해 낮출 것인지, 1년을 낮출 것인지 2년을 낮출 것인지 등은 계속 논의하자고 이 대통령은 말했다.
형사책임연령 하향에 제동 건 조봉암
14세 미만을 형사처벌하지 않게 된 것은 일본 형법이 시행된 1912년부터다. <형사정책연구> 2012년 봄호에 실린 이덕인 부산과학기술대 교수의 논문 '형사책임연령 하향에 대한 비판적 고찰'은 "일본 형법이 한반도에서도 효력을 가지게 되면서 14세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하는 형사미성년의 연령이 우리 사회에도 정착"됐다고 기술한다.
일본에서는 그 제도가 1908년부터 시행됐다. 이것이 일제강점기와 미군정기를 거쳐 1953년의 대한민국 형법 제정에도 영향을 미쳐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는 현행 형법 제9조로 이어지게 됐다.
대한민국 형법 제정 당시, 14세 이하로 낮추려는 시도가 있었다. 1953년 6월 26일 작성된 <제16회 국회 임시회의 속기록 제10호>에 따르면, 형사미성년 연령이 포함된 형법 제2장 제1절을 심의하기 직전에 조봉암 국회의장대리(국회부의장)는 "이의 없으시지요?"라며 건너뛰려 했다.
그때, "이의가 있습니다"라며 제동을 거는 의원이 있었다. 친이승만 계열인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으로 당선된 백남식 의원(경북 상주을)이었다. 백남식은 소매치기(쓰리)가 주로 12~14세에 의해 저질러진다면서 연령 하향을 건의했다. 그의 발언은 이랬다.
"현재 다액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쓰리 관계는 대개 열두 살, 열세 살, 열네 살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열네 살로 하면 이 쓰리의 조장이 대단히 많이 될 줄 생각합니다. 그러므로써 이것을 13세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 의원은 주장하는 바입니다."
조봉암은 "백남식 의원은 너무 성급하십니다"라며 면박성 발언을 던졌다. 제2장 제1절에 대해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는데 형사미성년 연령에 관한 별도의 제안을 하는 것은 너무 급하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 조봉암은 "시방 여기 이의를 묻는 것은 '제2장 죄, 제1절 죄의 성립 및 형의 감면' 여기에 대한 이의가 있느냐 물었던 것입니다"라며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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