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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지 않고 길 내는 강처럼, 더디게 살피면 오묘함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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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지 않고 길 내는 강처럼, 더디게 살피면 오묘함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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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최남단 명지도(鳴旨島·부산 강서구 명지동)는 과거 자염(煮鹽)을 만들 때 썼던 갈대가 많아 소금 산지로 이름 높았다.

오늘날엔 방조제 남쪽으로 해안이 매립되고 북쪽으로 김해국제공항이 들어서 옛 모습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19세기 말 김해의 기녀 강담운이 남긴 ‘금릉잡시(金陵雜詩)’는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짐작게 한다.“아스라한 명지도 강물은 남쪽에 다하는데(鳴島蒼茫水盡南)/널다리 초가 주막에 버들가지 늘어져 있네(板橋茅店柳毿毿)./햇살 비치는 흰 모래밭 지난 밭두둑 길에(日照白沙田畔路)/쌍쌍이 소금 실은 수레에 적삼이 새빨갛네(鹽車兩兩茜紅衫).”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65)가 최근 펴낸 신간 ‘조선의 강’(전 6권, 사회평론·사진)은 이처럼 옛 문인과 화가의 시선을 통해 ‘물의 길’을 따라가며 우리 강 유역에 남아 있는 인문 경관을 탐색한 책이다.

‘조선의 문화공간’(전 4권, 2006년)과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전 3권, 2016년)를 선보였던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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