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폰으로 만든 샹들리에, 냄비로 만든 하이힐... 누구 아이디어야?

천장에 매달린 화려하고 우아한 샹들리에가 바닥까지 내려와 있다. 천장에 붙어 있어야 할 물건이 왜 이렇게 길게 늘어져 있는 걸까? 길이 6미터, 지름 3미터로 어마어마하게 큰 이 작품은 놀랍게도 여성용품인 탐폰으로 만든 '신부'(The Bride·2001~2005)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포르투갈 출신의 여성 작가 '조아나 바스콘셀로스'.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첫선을 보이자마자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세계가 주목한 여성 예술가, 조아나 바스콘셀로스
시간은 흘러 2012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렸다. 그동안 남성 예술가들이 독차지했던 그 공간에서 여성이 개인전을 연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최연소'라는 기록까지 세운 그에게 세계는 다시 한번 주목했다. 하지만 베르사유 궁전 측에서 갑자기 작품 <신부>의 전시를 거부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성스러운 궁전에 여성용품으로 만든 작품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한편, <신부>를 제외하고 베르사유 궁전 전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는데 16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며 당시 프랑스에서 50년 만에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이 작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대중의 호기심은 극에 달했다.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이 난리일까?" 이때 발 빠른 파리의 '르 상카트르(Le Centquatre)' 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가져다 특별전시를 열어 큰 화제가 되었다(결과적으로 베르사유 궁전이 작품을 홍보해 준 셈이었다).
일단 작품의 크기가 압도적인데, 그는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며,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스테인리스 스틸 와이어와 면사로 거대한 뼈대를 만들고 수천 개의 OB 탐폰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엮어 만든 <신부>는 결혼과 처녀성, 여성의 내밀한 신체 영역을 둘러싼 사회적 관념을 탐구한다. 멀리서는 순백의 화려한 샹들리에지만, 가까이에서는 탐폰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가 이상화한 '순결한 신부'의 이미지와 여성의 현실적인 신체 경험(월경)을 충돌시키는 것이다.
월경은 여성이 매달 겪는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신체적 현실인데, 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운 일, 심지어 불결한 것으로 취급받는 것에 작가는 "왜 여성의 자연스러운 현상은 부끄럽게 여기게 만들면서 사회가 입맛대로 만든 순백의 이미지만 아름답다고 포장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작가는 또 냄비를 이용한 거대한 하이힐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작품명은 <신데렐라>, <마릴린>, <카르멘> 등이다. 하이힐의 모양은 같으나 이름을 달리하여 그 메시지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면 작품 <마릴린>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릴린 먼로를 뜻하는데, 화려한 하이힐과 일상적인 냄비를 결합함으로써, 대중문화가 소비하는 여성의 관능적 이미지와 가사 노동을 담당하는 여성의 현실을 한 작품 안에서 대립시켰다. 아무리 화려하고 매혹적인 현대 여성의 표상이라 할지라도 결국 가부장적 사회가 요구하는 가사 노동(냄비)이라는 굴레와 여성성이라는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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