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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호아동 과반 시설行…'가정위탁' 여전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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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우리도 가족입니다"…당사자가 말하는 위탁 가정 현실
② 부산 보호아동 과반 시설行…'가정위탁'은 왜 여전히 낯설고 외로울까
(계속)

정부가 위기 아동에 대한 '가정 보호'를 강화한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산의 보호 대상 아동 절반 이상은 시설로 향하고 있다. 최근 위탁부모에게 일상적 대리권을 주는 임시 후견인 제도가 도입됐지만,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해 한계가 뚜렷하다. 여기에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양육 보조금과 부족한 사회적 인식도 가정위탁 제도가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말뿐인 '가정형 보호'…부산은 절반 이상 시설 간다'가정위탁제도'는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 아래 지난 2003년 국내에 도입됐다. 보호자의 사망, 방임, 학대 등으로 원가정과 분리된 보호 대상 아동을 일반 가정에서 보호·양육하는 제도로, 위기 아동이 보육시설이 아닌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는 지난 2022년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보호아동의 탈시설 로드맵'을 마련하고 가정형 보호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고,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년)'에서도 보호 아동에 대해 시설 중심의 보호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해 가정위탁과 입양 등 '가정형 보호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가정 보호 강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2020년대 보호 대상 아동 중 가정 보호 비율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보건복지부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에 따르면, 신규로 발생한 보호 아동 가운데 위탁가정이나 입양 등 가정형 보호의 비율은 2022년 51.5%, 2023년 54.1%, 2024년 52.4%, 지난해 52.0%를 기록했다. 새롭게 보호가 필요한 아동 수가 지난 2019년 4047명에서 지난해 1466명으로 63%가량 대폭 줄어든 상황임에도, 위탁가정의 절대적인 수 자체가 동반 감소하면서 비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다.

부산시 현황을 살펴보면 부산의 시설 입소 비율은 더욱 높다. 부산에서 신규로 발생한 보호 대상 아동 가운데 가정보호를 받게 된 비율은 지난 2020년 30%에서 2021년 44%로 크게 늘었지만, 수년째 40%대 박스권에 갇혀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5년 내내 부산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 중에 위탁가정보다 보육원 등 시설로 간 아이들이 항상 더 많았던 셈이다.
 
사회적 인식 낮고…제도적으로 '가족' 인정 못 받아  
이 같은 구조적 정체는 제도 도입 23년째에도 떨어지는 사회적 인지도와 직결된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위탁보호사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제도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4%에 그쳤다. 반면 "들어본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가 61%, "잘 모른다(아예 처음 들음 포함)"가 25%에 달했다. 일반인 10명 가운데 단 1명꼴로만 제도를 인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탁가정 당사자들은 여전히 낮은 사회적 인식과 위탁가정을 하나의 법적 대안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제도가 발목을 잡는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위탁가정은 법적인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다자녀 혜택, 어린이집 입소, 가족돌봄휴가, 육아휴직 등 정부의 수많은 양육지원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
 
최근 부산시에서 위탁가정도 다자녀 혜택을 받고, 공무원 위탁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가 가결되긴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이 일부 지역이나 특정 직업에만 머물지 않으려면 위탁가정을 법적인 가족 테두리에 포함하는 근본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관련 조례를 대표 발의한 서지연 전 부산시의원은 "현재 가정위탁제도는 위기 아동을 보호하는 하나의 '행적적 방법'으로만 분류되고 정의되는 상황"이라며 "가족에 대한 정의 자체를 법적으로 새롭게 더 넓게 포용할 수 있도록 민법과 아동복지법 등 상위법 개정 논의가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보조금…위탁가정 재정 부담 커
위탁가정에 매달 지급되는 양육보조금이 각 지자체 재정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리는 등 재정적 지원도 열악하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아동의 연령별로 만 7세 미만은 월 34만 원 이상, 만 7세~13세 미만은 월 45만 원 이상, 만 13세 이상은 월 56만 원 이상을 지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위탁아동을 양육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지만, 17개 광역지자체 중 이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곳은 서울과 인천 등 단 네 곳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최저 기준조차 맞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아동의 성장 주기나 연령에 따른 필요 경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연령의 아동에게 월 30만 원을 일괄 지급하고 있다. 수년째 정부 권고 수준을 크게 밑돌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지원에 머물러 있다. 아동이 태어나고 자라는 지역의 재정 자립도에 따라 아이들의 삶의 질이 차별받는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는 위탁가정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재 가정위탁제도가 정책의 권한과 책임을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맡는 지방이양 사업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방비로 운영·지원되다 보니 지자체의 상황이나 단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내년을 목표로 가정위탁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전격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법제화와 예산 확보 등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줄기 빛' 임시 후견인 제도…1년 한계는 뚜렷
현장 위탁부모들의 가장 큰 부담이었던 행정·법적 권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달 위탁부모에게 '1년 한시 임시 후견인(일상적 대리권)'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됐다. 이 조치로 통장 개설이나 학교 전학 절차, 긴급 수술 동의 등 일상적인 행정 처리에 숨통은 트였다.

그러나 실제 위탁 아동의 원가족 복귀율이 낮고 장기 보호 비율이 높다는 현실과 달리, 법적 권한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제한되어 있어 현장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가 정한 특정 예외적 경우에만 지자체장에게 신고해 임시 후견을 1년 초과로 연장할 수 있어 아쉬움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첫 발걸음을 떼는 상황인 만큼, 실제 현장에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책을 처음 만들어서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추이로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현재로선 이런 부분을 챙겨야 한다"며 "모니터링을 통해 추이를 살펴보고 1년으로 제한된 기간을 늘릴지 개선 방향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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