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가 탈출 사고?... 광주 옛 사직동물원의 사건·사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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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과 전국동물원·수족관에서 펴낸 '한국동물원 80년사'(1996, 서울특별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직동물원의 <연표>가 실려 있다. 1970~80년대 주요 사건들이다(번호는 필자가 붙였다).
크고 작은 사건 중 나름의 기준을 갖고 간추린 것이다. 여기에 빠진 것들도 여럿이지만 아무튼 참고는 된다.
이 중에서 필자의 눈에 먼저 띈 것은 '쟈가 탈출사고'(⑩)와 '반달곰 탈출사고'(⑬)이다. 지난 4월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하여 전국적 화제를 모은 '늑구'가 떠오른다. '반달곰'도 그렇지만 '쟈가', 즉 표범 비슷한 맹수인 '재규어'가 탈출했다니 식겁할 만한 사건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언론보도는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찾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탈출 초기에 포획해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비슷한 사례로 1961년 5월 경주에서 서커스 공연이 끝난 후 탈출한 표범이 사살됐고, 1987년 7월 서울대공원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탈출한 재규어 암수 2마리 중 1마리도 사살됐으며, 1992년 2월 전주동물원에서 탈출한 표범 1마리는 다행히 포획됐다.
1987년 6월에는 재규어가 인도표범 우리에 들어와 표범을 '교살(絞殺)', 즉 목을 물어 죽였다. AI에게 재규어랑 표범 중 누가 더 세냐는 막연한 질문을 던졌더니, "재규어가 표범보다 체급과 치악력면에서 훨씬 강력합니다. 재규어는 대형 고양이과 동물 중 호랑이, 사자 다음으로 강한 힘을 자랑합니다"란 명쾌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구나.
꽃사슴 피살사건
끔찍한 최초의 사건은 1972년 10월 발생한 '사슴 2두 녹각 절취사건'이다(③). '사슴 2두'라고 나오는데, 신문기사를 보면 2마리가 아니라 1마리였다. '꽃사슴 피살사건'으로도 불렸는데, 경위는 이렇다. 1971년 4월 사직동물원이 문을 열 때 서울 창경원 동물원에서 꽃사슴 암컷과 수컷 2마리가 분양됐다(어떤 기사에는 4마리라고도 한다). 그 중 9년생 수컷이 이듬해 10월 새벽, 앞다리 둘과 뒷다리 하나, 그리고 두 뿔이 잘린 채 발견됐다. 상상하기도 싫은 참혹한 현장. 범인은 높이 2m의 방사장 철망 윗 부분을 뚫고 들어와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동물원 인근 주민은 새벽 4시경 무엇인가를 두들겨 패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지만, 숙직하던 직원 3명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범인은 끝내 잡지 못했고, 직원들은 결국 파면됐다. 언론에 크게 보도되니 조용히 넘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꽃사슴의 가격은 시가 50만 원이었다는데, 지금으로 치면 1300만원~1500만원 가치라고 한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으로서 짐승에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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