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천지가 열렸답니다" 16시간 뱃길 타고 오른 곳

백두대간의 시작점으로 불리는 백두산. 천지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처럼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백두산 천지를 보기 위한 5박 6일 여정(지난 10일~15일)은 인천항에서 시작됐다. 중국 현지 체류는 3박에 그쳤고, 나머지 2박은 인천과 단둥을 오가는 단둥훼리에서 보내야 했다. 편도로 16시간이 걸리는 뱃길이다.
짧은 현지 일정에 흐린 예보까지 겹치면서 천지를 볼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북파로 오르기 전날에는 굵은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다음 날 언제 그랬냐는 듯 날이 갰지만 해발 2000m가 넘는 천지의 사정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북파 초입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말했다.
"오늘 천지가 열렸답니다."
버스 안에서 환호가 터졌다. 단둥항에 도착했을 때는 우려와 달리 날이 맑았다. 반팔을 입고 있었지만 긴팔을 입었어도 괜찮을 날씨였다.
북한 신의주가 보이는 압록강에서 작은 유람선을 탔다. 10여 분쯤 달렸을까 관광객 모두 휴대폰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것이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오토바이, 산책 나온 사람들, 하얀 자동차와 대형 화물트럭, 밭일하는 이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인공기가 걸린 건물이 아니었다면 그곳이 중국인지, 북한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강 건너 풍경은 인구가 많지 않은 평범한 시골 마을처럼 보였다.
여행의 목적, 천지를 보는 것
유람선은 금세 단교를 지나쳤다. 일본이 1911년 중국 대륙 진출을 위해 건설한 철교지만 1950년 11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중간 부분이 끊겼다. 한쪽에는 중국 국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유람선에 오르기 전 가이드는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등 동북 3성을 설명했다. 이 지역은 우리가 만주 또는 만주 벌판이라 부르는 공간과 상당 부분 겹친다. 그는 이 일대가 "고구려와 발해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압록강은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이루고 두만강은 하류에서 중국·북한·러시아가 맞닿는 접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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