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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롤러코스터 악몽, '삼전닉스 저주'로 끝나지 않으려면

오마이뉴스
코스피 롤러코스터 악몽, '삼전닉스 저주'로 끝나지 않으려면

불과 한 달 전 코스피는 9000선을 넘어섰다. 반도체의 역사적 호황과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밀어 올렸다. 그러나 7월 28일 코스피는 하루에 10.84% 하락해 6023.66으로 마감했고, 29일에는 장중 5262.77까지 밀리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6월 고점 9114.55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40%가 넘는 낙폭이다.

가파른 상승과 추락은 기업 실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 시장의 구조적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이번 급락의 출발점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대의 재조정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지나간 분기의 이익보다 앞으로 수년 동안 이어질 성장률을 먼저 반영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될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부족과 높은 이익률이 얼마나 유지될지, 중국 기업의 기술 추격이 가격을 얼마나 압박할지를 시장은 다시 따지기 시작했다.

현재 실적은 좋지만, 미래 성장에 대한 기존의 확신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스피를 움직인 두 종목

더 큰 취약성은 코스피의 구성에서 드러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초 23%에서 2026년 6월 말 55%로 높아졌다. 국내 대표 대형주 200개로 구성돼 여러 ETF와 선물·옵션의 기준이 되는 코스피 200에서는 두 회사의 비중이 59%에 이르렀다.

2025년 초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코스피 200은 331% 올랐지만, 두 회사를 제외한 코스피 200의 상승률은 145%였다. 코스피 200 밖의 나머지 종목은 43% 오르는 데 그쳤다. 화려한 지수 상승의 상당 부분이 두 반도체 기업에 집중돼 있었던 셈이다.

주가지수는 여러 기업의 위험을 나누어 시장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치다. 두 기업이 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 그 기능이 약해진다. 메모리 가격, 인공지능 설비투자, 중국의 기술 추격, 미국 기술주의 투자심리처럼 반도체 산업에 고유한 위험이 곧바로 한국 시장 전체의 위험으로 번진다.

두 종목이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코스피는 한국 기업 전반의 지수라기보다 글로벌 메모리와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에 크게 노출된 지수가 됐다.

레버리지 ETF는 원인보다 증폭장치

최근 논란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이 구조 안에서 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해외 상장 상품과의 규제 차이를 줄이고 투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을 허용했다.

출시 후 17 거래일 동안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약 8조 2천억 원 순매수했다. 하루 평균 48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나머지 모든 ETF에 대한 개인 순매수액의 세 배를 넘는 규모다.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이미 코스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종목의 단기 등락에 다시 집중된 셈이다.

그렇다고 이 상품을 폭락의 단일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반도체주도 함께 흔들렸고 금리·환율·유가,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의심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은 이미 시작된 하락을 키울 수 있다.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맞추려면 주가가 오를 때 더 사고, 내릴 때 더 팔아야 한다. 장 마감 무렵 이런 조정 매물이 몰리고 신용거래의 반대매매와 증권사의 위험 회피 매도까지 겹치면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순환이 생긴다. ETF 거래가 많다고 곧바로 기초주식이 크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한꺼번에 나온 매도를 시장의 매수세가 받아내지 못하면 낙폭은 빠르게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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