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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철길 위에서 다시 원산 갈마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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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철길 위에서 다시 원산 갈마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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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21일 이른 아침, 천호대교 아래에 자전거들이 하나둘 모였다. 6월 23일 고성에서 열릴 원산갈마 평화관광 라이딩과 포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을 맞춰보는 날이었다. 이구 총대장을 비롯해 조창우, 이방형, 기성훈, 유동걸, 이고은 등 대륙학교 동문 6명이 오전 7시 반부터 8시 사이 한강변에 모였다.

목표는 오후 1시 귀환. 목적지는 능내역. 그러나 마음의 목적지는 그보다 훨씬 먼 곳에 있었다. 고성을 지나 금강산을 지나, 언젠가 원산갈마로 이어질 평화의 길이었다.

이구 대장의 주행로 설명이 끝나자 일행은 천호대교를 힘차게 출발했다. 광진교와 암사대교를 지나자 첫 번째 고비가 나타났다. 자전거 동호인들 사이에서 가수 아이유의 '3단 고음'을 연상케 한다 해서 붙여진 '아이유 고개'였다. 숨이 차오르는 언덕이었지만, 일행은 무난히 고개를 넘었다. 이어 강동대교를 지나 팔당대교를 5킬로미터 앞둔 지점에서 첫 휴식을 취했다.

이날의 라이딩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다. 여섯 사람의 페달에는 저마다의 속도와 마음이 실려 있었다. 선수급 실력이지만 일행을 안정적으로 이끈 이구 대장, 이른 새벽 인천에서 출발해 은근하고 꾸준하게 달린 이방형, 넘버3를 자처했으나 오락가락 좌충우돌하며 웃음을 준 유동걸, 오랜 세월 한강길을 걷고 달려본 사람답게 여유롭게 페달을 밟은 조창우, 앞뒤를 챙기면서도 신나게 달린 이고은, 그리고 묵묵히 제일 뒤에서 보이지 않는 파도처럼 일행의 기운을 앞으로 밀어준 기성훈까지. 서로 다른 여섯 개의 호흡이 한 줄의 길이 되었다.

팔당대교를 지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의 만인의 휴게소 같은 곳에서 커피와 도넛으로 잠시 몸을 데웠다. 다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능내역을 향해 출발했다. 한강변은 시원했다. 물빛은 눈을 씻어주었고, 하늘의 구름은 멀리 북쪽으로 열릴 길을 예고하듯 장엄했다. 어느새 일행은 정약용 생가 가까운 능내역에 도착했다.

능내역은 이미 기차가 멈춘 자리다. 철길은 남아 있지만 기차는 오지 않는다. 침목은 놓여 있지만 길은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멈춘 기찻길 위에서 희망래일 동문들은 다시 길을 상상했다. 현수막을 펼쳐 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은 단순한 인증샷이 아니었다. 끊어진 침목을 다시 잇고, 남과 북의 철길을 하나로 잇겠다는 작은 시민 선언이었다.

분단은 길을 끊어놓았다. 금강산으로 가던 길도, 개성으로 향하던 길도, 원산으로 이어질 길도 멈춰 세웠다. 그러나 길이 끊겼다고 마음까지 끊어진 것은 아니다. 철길이 멈췄다고 바퀴가 멈춘 것도 아니다. 자전거의 작은 바퀴는 바로 그 멈춘 자리에서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천호대교에서 능내역까지 달린 이날의 길은 짧은 연습 코스였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고성을 지나 원산갈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초계국수, 비빔국수, 들깨칼국수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 잠시의 식사는 다시 달리기 위한 힘이 되었다. 이어지는 길에서 일행은 다시 역주를 거듭했다. 돌아오는 방향의 '리버스 아이유 고개'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다시 천호대교에 도착하니 정확히 오후 1시였다. 이구 대장의 시간 계산은 거의 신의 감각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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