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우경화때문에 정원오 졌다? 대구를 보십시오
지난 6·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두고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청년 표심이 쏠린 현상을 보며, 청년들의 이념 지형이 보수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탄식하기도 한다. 언론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시장 선거 출구조사를 비교군으로 삼아 현상을 교차 검증해 보면, 서울 청년들이 우경화되었다는 분석은 성급해 보인다.
서울보다 훨씬 높은 대구 젊은 층의 민주당 후보 투표율... 서울이 대구보다 보수적이어서일까?
두 지역의 득표율 추이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2030세대 뿐만 아니라 진보적 성향의 40대에서도 대구의 유권자들이 서울의 유권자들보다 훨씬 더 강하게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대구의 20대 남녀, 30대 남녀, 40대 남녀 유권자의 출구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이들은 모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상당한 지지를 보냈다. 이는 서울의 동세대 유권자들이 정원오 후보에게 보낸 지지율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20대 남녀의 경우 대구의 20대 남녀는 서울의 20대 남녀보다 민주당 후보에게 각각 12.6%p, 5.2%p 높은 지지를 보냈다. 30대 남녀의 경우도 대구 유권자가 서울 유권자보다 민주당 후보에게 각각 14.8%p, 15.0%p 높은 지지를 보냈고 40대 남녀 또한 대구 유권자가 보낸 민주당 후보 지지가 각각 10.1%p, 14.1%p 높았다.
대구는 이른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불과 지난 대선 당시만 해도 불법 계엄을 일으킨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에게 67%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었다. 그런 대구의 청장년층이 이번 선거에서 김부겸 후보를 택했다. 이 현상을 단순한 이념의 잣대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 대구의 청년들이 서울의 청년들보다 갑자기 진보적인 성향을 띠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심의 차이는 결국 후보 개인의 역량과 매력에서 갈렸다. 대구의 젊은 유권자들은 낡은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았다. 그들은 김부겸이라는 정치인이 지닌 무게감과 개인적 소구력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김부겸 개인이 축적해 온 정치적 자산이 대구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반대로 말하면, 김부겸의 매력이 정원오의 매력을 완벽하게 압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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