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1% 동결…올해 성장률 전망 0.6%로 상향(종합)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일본은행이 31일 기준금리를 1.0%로 동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현지 공영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30∼31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1% 정도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인상한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앞서 닛케이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인상의 영향과 경기·물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 왔다.
동결 결정에는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를 포함한 정책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찬성했다. 다카타 하지메 정책위원은 물가 상승 위험과 해외 금융환경 변화를 이유로 정책금리를 1.25%로 올려야 한다며 반대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75%에서 1%로 인상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를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연이어 올리기보다 직전 인상의 파급 효과를 확인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일본은행은 중동 정세에 따른 경제·물가의 급격한 변동 위험이 지난 4월보다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원유 가격이 고점에서 내려온 데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의 대체 조달도 진전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도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일본은행은 AI 관련 수요가 기업 수익과 설비투자, 수출·생산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계의 실질소득과 기업 수익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본은행은 경제와 물가가 전망에 맞춰 움직이면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현재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맞춰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동결은 금리 인상 기조를 끝낸 것이 아니라 다음 인상 시점과 속도를 신중하게 판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6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5%에서 0.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2027회계연도 성장률 전망도 종전 0.7%보다 0.1%포인트 높은 0.8%로 제시했다.
일본은행은 중동 정세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이 경기를 누르겠지만 세계적인 AI 관련 수요와 정부 지원책,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경제를 떠받칠 것으로 내다봤다. 2027회계연도 이후에는 고유가의 부정적인 영향이 줄고 소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026회계연도 2.8%에서 2.5%로 낮아졌다. 여름철 전기·가스요금 부담을 줄이는 정부 대책이 물가를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반면 2027회계연도 전망은 2.3%에서 2.4%로 높였다. 2028회계연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은 각각 0.8%, 2.0%로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기업의 임금·가격 설정 움직임이 적극화되고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하고 있다며 물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웃돈 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채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이 늦어지면 미·일 금리 차가 충분히 줄지 않아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엔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면 원유와 식료품 등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이는 다시 일본의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일본은행은 경기 둔화 위험과 물가 상승 압력 사이에서 정책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행도 과거보다 환율 변동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쉬워졌다고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위험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강하게 시사할지가 주목된다.
일본은행의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오는 9월17∼18일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
같은 사건, 다른 제목
보도 없음